골세리머니를 펼치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아길라르.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골세리머니를 펼치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아길라르.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잔류DNA는 올해도 어김없이 그 존재감을 과시했다.

인천은 지난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시즌 마지막 경기 27라운드에서 전반 아길라르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으로 승리했다.

승점 27점이 된 인천은 지난 2016년 이후 5년 연속 최종라운드 생존에 성공했다. 시즌 내내 꼴찌였다가 마지막에 잔류 본색을 드러낸 인천이다.지난 2016년부터 최종라운드에서 늘 생존에 성공했던 인천이다. 올해는 비관적이었다. 꼴찌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서다. 서울전에서도 무조건 이겨야 생존이 가능한 조건이었다. 

동시간대 성남과 부산이 비기면 2003년 팀 창단 이후 첫 강등이었다. 하지만 인천의 잔류DNA는 시즌 막판에 또다시 그 본능을 과시하며 서울을 이기고 생존하는 저력을 올 시즌에도 보여줬다.

이로써 인천은 1부 리그에 몸담았던 시·도민구단 중 강등 경험이 없는 유일한 팀이라는 타이틀을 이번에도 유지했다. 

무승부로 다른 팀의 경기 결과를 초초하게 기다리는 것보다 승리도 시즌을 깔끔하게 잔류로 마감하자는 인천 선수들의 열정은 경기 시작부터 그 절심함을 알 수 있었다.

인천은 경기 시작과 함께 무고사, 아길라르, 정동윤 등이 활발하게 움직이며 서울 골문을 노렸고, 몇 차례 찬스가 있었지만 골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결국 인천은 전반 31분 선취골을 뽑으며 분위기를 장악했다. 인천의 골 주인공은 아길라르였다. 아길라르는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공을 잡은 후 각도가 없는 자리에서 서울 골키퍼 양한빈과 골대 사이의 빈틈을 보고 슛을 시도했다. 

공은 예측하지 못한 양한빈의 팔을 지나 그대로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후 몇 차례 더 득점 찬스가 있었으나 골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전반은 인천의 1-0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이어 인천은 후반에 더욱 압박하기 위해 송시우를 투입했다. 하지만, 양 팀 모두 골을 넣지 못했다. 

인천은 17분 플레이메이커 아길라르를 빼고 마하지를 넣어 수비벽을 쌓았고, 32분에는 무고사까지 빼고 김대중을 투입했다. 이때부터 인천은 버티는 것이 중요했다. 시종일관 수비에 열중했다. 서울은 인천 골문을 집요하게 공략했지만, 인천 수비에 막혔다. 박주영이 페널티지역 안까지 들어갔지만, 인천 수비는 막강했다. 그대로 시간이 흘렀고 경기가 끝났다. 

한편, 성남이 2-1로 이기면서 부산이 1년 만에 강등됐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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