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데이인 지난달 31일 오후 평택시 팽성읍 안정리 로데오거리가 외국인들과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평택=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그래도 핼러윈데이는 즐겨야죠. 1년에 단 하루뿐이잖아요."

코로나19 확산이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핼러윈데이를 맞은 도내 유흥가는 청년들로 북적였다.

핼러윈데이 당일인 지난달 31일 오후 10시께 도내 최대 유흥가로 불리는 일명 ‘수원 인계박스’ 일대는 핼러윈데이를 즐기려는 청년들로 불야성을 이뤘다.

카페와 주점 및 노래방 등이 몰려있는 ‘수원 인계박스’ 내 무비사거리 일대는 네온사인 조명과 가게 밖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 속에서 차량과 행인이 뒤엉켜 제대로 걸을 수조차 없었다.

경찰 4∼5명이 무비사거리 주변에 순찰차를 세운 채 경광봉을 들고 차량 통행을 안내한 가운데, 차량들 사이로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남녀들이 영화와 애니메이션, 게임캐릭터 등으로 분장하고 핼러윈데이를 만끽하고 있었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지만,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거리를 돌아다니거나 아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의 모습도 수시로 목격됐다.

이 지역 카페들은 테라스까지 거의 모든 좌석이 가득차 있었고, 헌팅포차들도 가게 밖에서 발열체크와 QR인증 및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수칙을 지킨 손님만 입장시켰지만 내부에는 테이블 간격이 1m가 채 되지 않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각 가게마다 수십 명의 사람들이 40여m에 달하는 긴 대기줄까지 만들고 있었지만 이들 중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대기자 중 일부는 가게에서 잠시 밖으로 나온 흡연자들과 뒤엉켜 연신 바닥에 침을 뱉으며 흡연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날 이곳에서 만난 이모(23·여)씨는 "평소에도 사람들이 많은 거리이긴 하지만, 이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린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며 "방역 수칙만 제대로 지킨다면 문제 없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비슷한 시각 평택시 안정리의 로데오거리 역시 핼러윈데이를 맞아 인근 부대에서 외출을 나온 미군으로 보이는 외국인들이 각종 코스프레 의상을 입고 거리를 가득 메웠다. 삼삼오오 떼지어 다니는 외국인들은 200여 명이 넘어 보였지만, 이들 중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내국인들도 길거리에서 진행되고 있는 마술공연을 밀집해 관람하거나 코스프레 의상을 입고 나온 외국인들과 가까이 붙어 사진촬영을 하는 등 코로나19 감염을 걱정하는 분위기는 보이지 않았다.

한편,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지난달 30∼31일 인계동·수원역 일대 클럽 등의 유흥주점과 150㎡ 이상 일반음식점에서 방역지침을 어길 경우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선언한 수원시는 방역 수칙 위반업소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행정 조치키로 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평택=김재구 기자 kjg@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핼러윈데이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