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셰 효과와 거꾸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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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셰 효과와 거꾸로 생각
정종민 성균관대 겸임교수/전 여주교육장
  • 기호일보
  • 승인 2020.11.03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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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민 성균관대 겸임교수
정종민 성균관대 겸임교수

‘클리셰(cliche)’는 프랑스어로 진부한 표현이나 고정관념의 뜻으로, 본래는 자주 쓰는 단어를 미리 조합해 놓은 인쇄 용어이다. 그런데 가난한 싱크대 수리공에서 기업 경영자로 성공한 셰이 칼은 "인생의 비밀은 ‘클리셰’라는 단어 뒤에 숨어 있더라"라고 했다.

상투적인 생각이나 틀에 박힌 행동을 뜻하는 이 말이 성공 비결이라니 참으로 뜻밖의 반전이다.

한때 알코올 중독자였던 그는 "틀에 박힌 듯 ‘술을 열심히 안 마시는’ 클리셰로 금주에 성공했다"고 한다.

‘진부한가?, 혁신적인가?’는 중요하다. 하지만 ‘실천하느냐?, 못하느냐?’는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혁신적이지만 실천이 뒤따르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그동안 실천에 소홀했던 것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클리셰 효과’란 결국 실천의 문제이다.

그렇다면 널리 알려져 있고 상투적인 ‘거꾸로 생각’을 충실히 실천하면 어떨까? 

옛날 자기의 위엄을 나타내기 좋아하는 왕은 외출할 때마다 돌멩이들 때문에 발이 아프다고  신하들에게 "내가 다니는 모든 길에 소가죽을 깔아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나라 안의 소를 다 잡은들 모든 길에 소가죽을 깔 수는 없었다. 한 현자가 왕 앞에 가더니 "왕이시여 온 땅을 소가죽으로 덮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폐하의 발을 소가죽으로 잘 싸고 다니시면 먼지도 묻지 않고 상처도 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왕은 무릎을 쳤다. "그것 참 좋은 생각이다!" 이렇게 해서 구두가 생기게 됐다고 한다.

요즘 유행하는 ‘거꾸로 식사법’은 말 그대로 식사순서를 바꾸는 것이다. 후식으로 먹던 과일을 먼저 먹어 포만감을 느끼고, 식사는 채소, 버섯이나 해조류, 고기, 밥의 순서로 먹어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다.

의사들은 오래전부터 "한국인의 식단에서 탄수화물 섭취가 지나치게 많다"라고 지적해 왔다. 그런데 ‘거꾸로 식사법’은 당뇨나 비만의 원인이 되는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여 당뇨를 예방하고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거꾸로 수업’도 있다. 전통적인 교육 현장에서는 지식을 습득하는 학습은 수업 시간에 하고, 이에 대한 심화 학습인 과제는 가정에서 수행한다.

‘거꾸로 수업’에서는 이를 뒤집어서 단순한 지식 학습은 수업 시간 이전에 온라인 강의를 통해 습득하고, 학교에서는 학생 중심으로 창의력, 문제 해결력 등을 신장시킬 수 있는 심화 학습을 한다.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도 ‘거꾸로 생각’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처해 있는 입장에 따라 시각과 관점이 다르며, 똑같은 현상에도 이념, 세대, 계층, 빈부, 노사, 종교, 사는 지역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 있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는 나와 남의 입장을 뒤바꾸어 ‘거꾸로 생각’하는 인간관계가 필요하다.

"생각이 행동을, 행동이 습관을, 그리고 습관이 운명을 만든다"는 널리 알려진 진부한 말이지만 진리에 가깝다.

먼저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자동차의 기어를 전진으로 놓느냐 후진으로 놓느냐에 따라 차가 앞으로 가기도 하고 뒤로 가기도 하는 것처럼 똑같은 상황에서도 생각을 어떻게 가지느냐에 따라서 삶의 방향이 결정된다.

그리고 그 생각을 매일 반복해 충실히 실천하면 습관이 바뀌고 인생이 바뀐다는 것이 ‘클리셰 효과’에 숨겨진 비밀이다.

‘생각을 바꾸고 실천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생각을 바꾸고 실천해야만 하는 것’이다.

‘거꾸로 생각’의 실천과 습관화가 성공과 행복의 열쇠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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