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이나 상점가 빈 점포를 쇼핑몰로 조성하고, 그곳에 청년창업자들이 저렴하게 입점할 수 있도록 각종 사업 기반을 지원해 주는 사업이 청년쇼핑몰이다. 전통시장 상권을 되살리고 청년 취업률을 높여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시작됐다.

하지만 최근 홀로 서기에 실패한 청년 점포들이 폐업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상권은 다시 침체됐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청년몰의 사업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창업자들의 생존력을 키우고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본보는 인천지역 청년몰의 현황과 한계, 그리고 활성화 방안을 4회에 걸쳐 짚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청년창업자들이 운영하는 점포가 폐업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지역 상권이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8일 인천시 중구 눈꽃마을 청년몰 일대가 한산한 모습이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청년창업자들이 운영하는 점포가 폐업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지역 상권이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8일 인천시 중구 눈꽃마을 청년몰 일대가 한산한 모습이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전통시장 내 빈 점포를 활용해 청년들의 창업을 돕는 청년몰들이 좀처럼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입점 가게 대다수가 개장한 지 3년도 채 되지 않아 폐업하면서 많은 점포들이 비어 있는 실정이다.

8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인천시 중구에 따르면 2018년 처음 조성된 신포국제시장 눈꽃마을 청년몰의 점포당 평균 월 매출액은 2018년 611만 원에서 2019년 590만 원이었으나 올해 261만 원으로 약 55% 급감했다. 개장 후 1년이 지났을 때만 해도 하루 방문객이 1천여 명에 달했지만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급감한 것이다.

그동안 눈꽃마을 청년몰은 푸드트레일러 8대와 일반 점포 13곳 등 총 21개 점포가 있었지만 올해는 7월 들어 4곳만 남기고 모두 떠났다. 중구가 지속적으로 모집을 하면서 최근에야 10개소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절반가량의 점포는 비어 있다. 구는 공실률을 개선하기 위해 하루 사용료를 2만 원으로 낮추고 단기 계약으로 짧게 운영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 형태의 임대계약을 진행했지만 이마저도 신청자가 한 명도 없다.

2017년 조성된 강화중앙시장 개벽2333 청년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곳의 월 매출액은 처음 조성된 2017년 점포당 438만 원으로 가장 많았지만 이듬해인 2018년은 246만 원으로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조성 초반에는 청년창업자와 상인회 등으로 구성된 사업단이 청년몰 활성화를 위해 인근 관광지와 연계사업을 추진하는 등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2018년 4월 사업단이 활동을 마치고 청년상인들이 자체적인 운영을 시작하자 경영난 끝에 폐업하는 가게가 늘어났다. 가뜩이나 청년인구가 부족한 강화군은 이후 새로운 청년창업자를 모집하지 못해 전체 20개 가게 중 15곳이 빈 상태다.

코로나19 여파와 상관없이 단기간에 폐업 절차를 밟았던 청년몰 사례는 이 뿐만이 아니다. 미추홀구 전통시장인 용현시장에는 2016년 중소기업지원청의 지원을 받은 청년창업가 10개 팀이 시장 내 빈 점포를 임대해 ‘드림몰’을 개점했다. 그러나 1년 뒤 약속됐던 임대료 지원 기간이 끝나자 10개 팀 중 9개 팀은 시장을 떠났으며, 홀로 남아 2년 가까이 운영하던 카페 역시 2018년 폐업했다.

서구는 2016년 2차례 구비 8천만 원을 들여 가좌시장에 소금꽃빌리지 청년몰을 조성해 9개 팀이 입주했지만 2018년 모두 폐업했다. 구는 청년몰 사업이 폐지된 후 남아 있는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현재 빈 점포 지원사업을 시작해 2개 점포에 임대 지원을 하고 있다.

눈꽃마을 청년몰을 운영했던 중구 관계자는 "초반에는 방송에 소개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침체 여파도 있고, 거리 두기로 공연이나 행사가 중단되면서 방문객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청년창업자들의 입점을 유도하고 활성화할 수 있도록 내년에는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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