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민 나사렛국제병원 이비인후과  과장
정연민 나사렛국제병원 이비인후과 과장

히포크라테스는 2천 년 전 ‘인두 신경증(Globus hystericus)’이라는 용어를 기술했다. 목 이물감에 대해 몸 안에 떠다니는 공이 목에 걸려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이처럼 인류 역사에 걸쳐 오래된 이 증상은 40여 년 전 ‘인후두 역류질환(LPRD:laryngophryngeal reflux disease)’으로 재정의되면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도 서구화된 식습관과 커피나 야식을 즐기게 되면서 위식도 역류질환을 앓는 사람이 많아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368만 명이 역류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2019년에는 458만 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역류성 식도염과 달리 ‘역류성 인후두염’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한 면이 있다.

인후두 역류질환은 위장 안의 음식물이나 위산이 식도를 통해 인후두로 역류해 여러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이비인후과 외래에서 접하는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로 외래환자의 10~30%를 차지하며, 음성 및 후두 관련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의 50% 이상이 인후두 역류질환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된다. 

목에 무엇인가 끼어 있는 것 같은 이물감, 만성 헛기침, 목소리 변화 등의 증상이 있다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검사로는 식도 내압검사, 24시간 이중탐침 산도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으나 외래에서는 주로 후두 내시경검사와 RSI환자 증상 설문지 등에 의해 진단하게 된다. 만성 축농증에 의한 후비루, 비염 등 코 질환도 감별이 필요하다. 후두가 굳은살처럼 변하는 후두 육아종성 변화, 각종 성대 질환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약물치료 및 생활 습관 교정으로 치료하게 되는데, 다른 어떤 질환보다 생활 습관 개선이 함께 요구된다.

약물치료는 산분비 억제제 중 하나인 양자펌프억제제를 중심으로 제산제, 위장관 운동 조절제 등을 처방받는다. 치료와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3개월 이상의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커피·녹차 등의 카페인을 줄이고 탄산·술 등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며 과식과 야식을 하지 않아야 한다. 꽉 죄는 옷을 입지 않도록 하고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새벽이나 아침에 증상이 나타날 경우 베개를 높게 베는 것도 역류를 줄이는 방법이다. 

<도움말=나사렛국제병원 이비인후과 정연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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