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남부시장 청년몰. /사진 = 연합뉴스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 /사진 = 연합뉴스

전국 곳곳의 전통시장에서 생겨난 청년몰은 현재까지 총 35개에 달하지만 이 중 주목을 받거나 큰 성과를 거둔 사례는 흔치 않다.

청년몰의 원조라고 꼽히는 전라북도 전주시 남부시장 청년몰은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성된 이후 꾸준히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우수 사례가 되고 있다.

‘적당히 벌고 다함께 잘살자’라는 신조를 내건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이 성공한 대표적인 이유는 청년몰 인근에 연간 1천만 명이 찾는 전주 한옥마을 관광지가 있다는 점이다.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 상인들은 한옥마을 및 시장이 폐장하는 오후 6시 이후 시간대를 활용해 야시장을 열었다. 야시장에는 수제 공예품 등 기존 전통시장에서 접하기 어려운 상품과 다양한 먹거리가 판매되면서 한옥마을을 방문했던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2월부터 야시장이 무기한 휴장에 들어가자 전주시는 청년몰에 ‘상인들과 함께하는 학습동행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청년몰 상인들이 공예품을 만들거나 전통놀이를 하는 등 소규모 체험학습을 운영해 방문객을 유도하는 내용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은 코로나19 타격 속에도 여전히 전체 30개 점포 중 25개 매장이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강원도 원주시 미로예술중앙시장 청년몰은 지난 5월 한국관광공사 이색 골목 추천여행지로 선정되는 등 우수 사례로 꼽힌다.

1970년대 지어진 원주중앙시장 건물은 거듭된 재건축 무산으로 흉물처럼 여겨지고 미로처럼 복잡한 구조 탓에 침체된 상권이었다. 하지만 2017년 미로예술시장이 조성되고 난 이후로는 중앙시장의 복잡한 건물 구조를 장점으로 부각하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개최된 ‘미로예술시장 골목골목축제’는 미로 같은 시장 골목을 돌아다니며 보물찾기나 다양한 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축제가 무산됐지만 매주 ‘미로시장 보이는 라디오’와 골목미술관, 일회용 카메라 자동판매기 등 시장 곳곳에 이색 체험공간을 조성해 영업 중이다.

대구광역시의 현풍백년도깨비시장 청년몰 ‘청춘난장’은 침체된 상권의 유휴 공간을 활용한 기존의 청년몰과는 다르게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춘 상가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뒀다. 청춘난장에는 파라솔벤치와 쉼터, 그늘막과 어린이놀이방, 야외놀이터 등 가족단위 이용객들이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인천지역 청년몰들도 내실을 갖추기 위해서는 타 지자체의 우수 사례를 참고해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지만 청년창업자 모집 단계부터 난항을 겪는 현실이다.

강화군 관계자는 "청년몰 조성 초창기에는 군에서 운영에 관여를 많이 해서 공연을 여는 등 행사를 개최했었지만 2018년 이후부터는 빈 점포가 많기도 하고 적극적인 개입을 하지 않고 있다"며 "공연이나 체험학습 개최도 꾸준히 유지하는 게 어렵고 일회성에 그친다고 생각해 향후 관광객 유도책은 구체적으로 검토된 바 없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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