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의 박건하(49·사진)감독이 11일 화성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음 시즌 팀을 상위 스플릿(1∼6위 팀)으로 올려놓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위해서도 전진하겠다고 전했다.

박 감독은 9월 리그 11위로 추락한 수원 사령탑에 올라 20라운드부터 팀을 지휘했다. 부임 후 두 경기 1무1패로 강등 위기였지만 이후 시즌 첫 3연승을 달리더니 8위로 1부리그에 생존했다.

시즌 중반을 한참 넘겨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수원 정신, 즉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지지 않는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도 수원에 위기가 많았지만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잘 극복해 냈다. 지다가도 역전했고 잘 지지 않았다. 수원의 역사일 수도, 정신일 수도 있는 점을 선수들에게 많이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포백을 운영하고 싶지만 고집하지 않으려 한다. 포백이든 스리백이든 조직적인 압박과 함께 공격축구를 전개하고 싶다. 상대 팀을 더 힘들게 할 수 있는 부분을 선수들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원의 당장 다음 무대는 카타르에서 재개할 AFC 챔피언스리그 동아시아지역 조별리그다. G조 수원은 22일 (한국시간)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맞붙는다. 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중단되기 전 빗셀 고베(일본)와 조호르 다룰(말레이시아)전에서 연속 패해 조 최하위(승점 0)라 이번에 기필코 승리해야 한다.

수원은 현재 임상협과 한의권 등이 부상으로 빠진데다, 주장 염기훈은 대한축구협회 A급 지도자 강습회(16∼25일) 참석을 위해 자리를 비웠다. 이에 따라 강현묵과 안찬기, 유스팀 매탄고 출신으로 내년 프로 무대에 직행(준프로 계약)하는 정상빈과 손준호가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앞두고 있다.

박 감독은 "광저우전 결과도 중요하지만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공수 경기력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단과 선수 영입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머리를 맞대고 있다. 공격진 보강을 요청해 뒀다"고 했다.

공격수 타가트의 이적설에 대해서는 "타가트가 이적한다는 호주 언론의 보도가 있었는데, 용병 선수들에 대해선 구단과 이야기하는 중이다. AFC 챔피언스리그가 끝난 뒤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수원구단 관계자도 "타가트에 대해 해외 구단에서 공식적인 영입 제안이 들어온 것은 없다. ACL 이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현재 외국인 선수 4명 중 크르피치만 팀을 떠난 상태"라고 설명했다.

타가트가 떠나든 남든 공격수 보강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수원은 이번 시즌 ‘주포’ 부재로 고전했다. 정규리그 27경기 27골을 기록했는데, 팀 득점 순위는 정규리그 순위와 같은 8위에 그쳤다. 해결사는 결국 타가트였다. 타가트는 지난 시즌보다 부진한 와중에도 팀 득점의 3분의 1(9골)을 책임졌고 김민우(4골), 고승범과 염기훈(이상 3골)이 뒤를 이었다.

수원은 여름 이적시장 당시 외부에서 선수를 수혈하지 않았다. 골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확실한 ‘주포’로 자리잡을 멤버 영입이 절실하다. 박 감독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선수를 보강해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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