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대회 우승자인 타이거 우즈가 올해의 챔피언에 오른 더스틴 존슨에게 ‘그린 재킷’을 입혀주는 모습. /연합뉴스
임성재(22)가 남자 세계 골프 ‘명인 열전’인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처음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마스터스 사상 첫 20언더파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존슨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천475야드)에서 열린 제84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대회 최종일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2개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한 존슨은 우승 상금 207만 달러(약 23억 원)를 따내며 생애 처음으로 마스터스 챔피언에게 주는 ‘그린 재킷’을 입었다.

존슨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24승, 메이저 대회에서는 2016년 6월 US오픈 이후 4년 5개월 만에 2승을 거뒀다. 존슨은 10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출전 예정이었던 PGA 투어 더 CJ컵, 조조 챔피언십에 불참한 바 있다. 이후 한 달 만에 마스터스 사상 최초의 20언더파 기록을 세우며 메이저 왕좌에 오른 그는 CBS 방송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이며 "어릴 때부터 항상 마스터스 우승을 꿈꿨다. 정말 놀랍다"며 감격했다.

4대 메이저 대회를 통틀어 20언더파로 챔피언이 된 사례는 2015년 PGA 챔피언십 제이슨 데이(호주), 2016년 브리티시오픈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에 이어 통산 세 번째다.

존슨은 또한 마스터스 5년 만에 1~4라운드 선두를 지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23년 만에 최다 타수 차(5타) 우승, 18년 만에 세계 1위가 우승을 차지하는 등 진기록도 세웠다.

한국 선수 최초로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에 합류한 임성재는 버디 5개, 보기 2개로 3타를 줄여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해 캐머런 스미스(호주)와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종전 아시아 국적 선수의 최고 순위였던 2004년 최경주(50)의 3위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역대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한 선수의 최고 성적은 276타. 임성재는 데뷔전에서 이 기록을 3타 줄여놓은데다 새로운 기록도 추가했다.

임성재는 마스터스 4라운드 동안 패트릭 리드(미국)와 함께 출전 선수 최다 24개의 버디를 잡아 공동 1위에 올랐고, 퍼트 수는 최소 102개였다. 역대 마스터스 5위 이내 선수 중에선 세 번째 최연소였다. 1998년 3월생 임성재(22세 8개월)보다 어린 나이에 마스터스 ‘톱5’에 오른 선수는 1997년 우승자 타이거 우즈(21세 4개월), 2014년 준우승자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20세 9개월)뿐이다.

임성재는 경기 후 "원래 예선 통과가 목표였다. 오늘 공동 2위로 마무리해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여파로 마스터스 사상 첫 관중 없이 치러진 것에 대해 "갤러리가 없어서 긴장은 덜 됐다. 그래서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며 큰 부담감은 없었다고 밝혔다.

임성재는 이날 발표된 주간 세계랭킹에서도 지난주 25위에서 일곱 계단 뛰어 18위를 차지했다. 6월 혼다클래식 우승 직후 20위가 개인 최고 순위였는데, 세계랭킹 포인트가 많이 부여되는 마스터스 준우승 덕분에 처음으로 20위 이내로 진입했다.

한편, 마스터스 2연패에 도전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 공동 38위로 대회를 마쳤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역시 2언더파 286타로 공동 34위에 머물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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