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용 안산 상록경찰서 청문감사관 경사
권성용 안산 상록경찰서 청문감사관 경사

"야 임마 그럴 거면 니가 과장해", "주말인데 뭐 하고 있나? 나는 지금 출근하는데?", "사무실 거의 도착해간다. 주차준비", "회식을 빠지면 쓰나! 내일부터 힘들게 해줘?"

윗사람에겐 상냥하고 아랫사람에게는 막 대하는 그런 상사를 만난 경험이 있는가? 갑질이란, 사회·경제적 관계에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 권한을 남용하거나, 우월적 지위에서 비롯되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해 상대방에게 행하는 부당한 요구나 처우로, 우리는 많은 곳에서 갑(甲)과 을(乙)을 볼 수 있다. 부동산 거래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도, 직장생활 등 사회생활 어디에서나 접할 수 있다.

갑질의 유형은 첫째, 법령 등 위반 유형(법령, 규칙, 조례, 내부규정 등을 위반해 자기 또는 타인의 부당이익을 추구하는 유형). 둘째, 기관 이기주의 유형(발주기관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시공사가 부담하게 하는 등 기관의 이익을 부당하게 추구하는 유형). 셋째, 비인격적 대우 유형(외모와 신체를 비하하거나 욕설·폭언·폭행 등 상대방에게 비인격적 언행을 하는 유형). 

넷째, 부당한 인사 유형(자기 또는 특정인의 이익을 위해 채용·승진·성과평가 등 인사와 관련해 부당하게 업무처리를 하는 유형). 다섯째, 업무 불이익 유형(사적 감정 등을 이유로 특정인에게 근무시간 외 불요불급한 업무지시를 하거나 부당하게 업무를 배제하는 유형). 여섯째, 기타 유형(그 외 따돌림, 부당한 차별행위, 모임 참여 강요, 갑질 피해 신고방해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유형) 등이 있으며, 이 밖에도 갑질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갑질 경험은 각 분야별로 상당수가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은 갑질을 경험해 봤다. 그들에게 갑질을 하는 사람들 또한 갑질을 경험해 봤을 것이다. 신임 당시에는 "나는 나중에 괴롭히지 말아야지"하면서, 지금은 똑같이 행동하고 대물림되고 있다. 문뜩 갑과 을에 대한 한자어를 보니 甲의 문자를 보면, 상사가 에이"씨"라고 말하는 입 모양을 보는 듯하고 乙을 보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모습 같다.

우리는 언제나 갑이 될 수 없다. 어딘가에서는 을이 되기도 할 것이며, 다양한 곳에서 갑과 을로 만날 수 있다. 나만 소중한가? 상대방도 누군가의 귀한 자식이고 사랑받고 있는 사람이다.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갑질도 을질도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간관계의 기본적인 예절을 지켜줘야 할 것이다.

"나 정도면 갑질 아니지 않아?"라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기 힘들다. 물어보지 말고 생각해보자. 내가 지금 한 행동을 고스란히 똑같이 당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지, 상대편의 처지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 이해하는 습관을 길러봤으면 좋겠다.

화가 올라올 때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라고 한다. 의식적으로 미소를 지으면 긴장이 풀리면서 편안한 기분이 들 것이다. 화를 다스리고 마음을 회복시켜 주변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뿜어 보는 것은 어떨까? 어디 일이 힘든가, 사람이 힘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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