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 든 손으로 운전대는 잡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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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잔 든 손으로 운전대는 잡지 마세요
유영미 인천중부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장 경감
  • 기호일보
  • 승인 2020.11.23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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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미 인천중부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장 경감
유영미 인천중부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장 경감

‘술은 악마의 선물’이다. 탈무드에 보면 술의 기원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최초의 인간이 포도씨앗을 땅에 심을 때 악마가 와서 양·사자·돼지·원숭이를 죽여 그 피를 거름으로 쏟아 부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포도주인데, 처음 마실 때는 양처럼 온순하지만 조금 더 마시면 사자처럼 사나워지며 여기에 몇 잔이 더해지면 원숭이처럼 춤추거나 노래를 부르고 도를 넘으면 구토를 하고 바닥을 뒹굴며 돼지처럼 추해진다. 그래서 포도주는 악마가 인간에게 준 선물이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에는 술을 너무 지나치게 마시지 말라는 경계의 뜻이 담겨 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음주운전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윤창호법)’이 시행됨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찰이 음주단속을 하지 않는다’는 그릇된 인식으로 사회 곳곳에서 음주운전으로 인한 피해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경찰청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의 음주운전 사고는 1만1천200여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증가했다. 음주운전의 결과는 끔찍했다. 지난 9월 인천에서 발생한 을왕리 음주운전 차량 사고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인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60대 남성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서는 음주운전 위험성에 대해 다각적 홍보활동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경찰의 단속과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운전자 스스로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한잔은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지 않으면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2020년도 2달도 채 남지 않은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언제나 만나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사람들과의 송년회, 신년회 등 술자리가 많아지는 시기인 만큼 음주 교통사고에 각별히 주의해야 할 때이다. 

 음주운전은 운전자는 물론 동승자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니, 옆에 있는 누군가가 음주 후 운전대를 잡으려 한다면 반드시 제지시켜야 한다. 술잔과 함께 잡은 운전대가 인생의 마지막 운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코로나19로 다사다난 했던 한해를 잘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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