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금고 선정 기준을 바꾸기로 해 후보군에 있는 은행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배점이 달라지는 항목이 많아 은행마다 유불리를 따져 2022년까지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22일 시 등에 따르면 다음 달 11일 시의회 상임위원회를 거쳐 14일 본회의에서 다뤄질 ‘재정운영 조례 일부개정안’에는 시금고 선정 기준을 변경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시는 정부의 ‘지방자치단체 금고지정 기준’ 개정에 따라 금고 선정 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개정안을 발의했다. 앞으로 금고 지정에 참여한 은행의 순위와 총점 공개, 명확한 협력사업비(출연금) 공개, 금고지정 평가항목 및 배점기준·세부 평가기준 및 방법 등이 개선된다.

금고은행 평가항목 및 배점기준을 보면 은행의 대내외적 신용 및 재무구조 안정성이 30점에서 25점으로 낮아졌고,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 협력사업도 9점에서 7점으로 떨어졌다.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는 17점에서 19점으로 올랐고, 시민이용 편의성도 21점에서 24점으로 높아졌다. 금고업무 관리능력도 23점에서 25점으로 올렸다.

세부 평가기준에서 눈에 띄는 점은 그동안 시금고 선정 당락의 열쇠였던 시와 협력사업계획(출연금) 점수가 4점에서 2점으로 낮아진 것이다. 2007년부터 신한은행이 시금고 선정에서 계속 1금고 자리를 지킨 것은 출연금 점수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역 안팎에서 나왔었다. 시금고 선정은 1∼2점 차로 당락이 좌우되기 때문에 배점 2점이 낮아진 것은 당락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또 지역 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실적 배점을 3점에서 6점으로 올렸고, 국내 신용평가를 4점 그대로 둔 반면 국외 신용평가는 6점에서 4점으로 내렸다. 지역 내 지점의 수·무인점포 수·ATM 설치 대수는 5점에서 7점으로 올렸다.

2018년 신한은행에 뒤진 하나은행에게는 출연금 점수를 낮추고 지점 수·ATM 설치 등 점수를 올린 부분이 조금 유리하게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외 신용평가가 좋은 편인데 이 부분 점수가 2점 낮아진 것은 좋지 않아 보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고 선정기준이 바뀐 부분을 확인했고 변경 취지에 공감한다. 시금고를 운영하던 대로 열심히 하면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시금고 관련 부서에서 변경 내용을 확인해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