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정 가천대 길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류희정 가천대 길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류머티즘 질환에는 전신 홍반 루푸스, 쇼그렌 증후군, 류머티즘 관절염, 척추 관절염, 전신 경화증, 혈관염 등 수많은 종류들이 있다. 이러한 류머티즘 질환 환자들은 앓고 있는 류머티즘 질환 자체에 의해 면역이 떨어져 있거나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여러 가지 약제들에 의해 면역이 억제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류머티즘 질환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세균, 바이러스 등에 의한 감염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감염에 의한 합병증 발생 가능성도 높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1천300만 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고 여전히 확진자 수는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약 1만3천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사망자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동안 류머티즘 질환 환자들은 걱정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류머티즘 질환 환자들은 이 시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아직까지 류머티즘 질환 환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때 더 쉽게 감염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려진 것이 없다. 질환 자체에 의한 면역 약화 또는 약제에 의한 면역 억제는 다양한 기전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새롭게 인간에게 발생한 코로나19가 인체에서 어떻게 면역에 영향을 주는지, 억제된 면역 상태에서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보다 얼마나 빨리 증식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자료가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인플루엔자(유행성 독감)처럼 류머티즘 질환 환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남들보다 더 심한 합병증을 일으키고, 열과 같은 감염의 전형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환자들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류머티즘 질환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전신 쇠약감, 근육통, 피로감, 미열, 관절통 등은 코로나19 감염 증상과 비슷해 이러한 증상이 류머티즘 질환의 악화 때문인지 코로나19 등에 의한 감염 때문인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류머티즘 질환 환자들은 질환이 갖고 있는 면역 이상과 염증 반응을 조절하기 위해 전문의에 의해 정해진 원칙에 따라 다양한 면역조절제와 항염증 약제(항류머티즘 약제나 스테로이드, 생물학적 제제 등)를 사용하게 된다. 치료약을 갑자기 중단하게 될 경우 질병 악화로 이어지게 돼 결국은 더 센 약을 사용하게 되거나 급기야 입원치료가 필요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약물 조절은 현재 질병 상태 및 다른 전반적인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관절·류머티즘내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같은 시기에 류머티즘 질환 환자들은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그리고 사회적 거리 두기 등 기본적인 위생법에 철저히 신경 써야 하며, 특히나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나 항류머티즘 약제,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 중인 환자들은 더 조심해야 하겠다. 아울러 무턱대고 치료를 중단하기보다는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면서 담당의와 상의해 류머티즘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도움말=가천대 길병원 류마티스내과 류희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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