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기도립정신병원. /사진 = 경기도 제공
새로운 경기도립정신병원. /사진 = 경기도 제공

경기도내 정신이상자들을 관리하기 위해 올해 새로 조직된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이 직원들의 근무태만이 만연하는 등 경기도의 감시·감독 부재 속에 해이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직원 43명이 7개월간 661건에 달하는 지각 건수를 기록하는 등 모럴해저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5일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등에 따르면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은 당초 올해 3월 개원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감염에 취약한 정신응급환자 치료를 위해 ‘24시간 정신응급환자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우선 운영하면서 개원이 6월로 미뤄졌다. 이에 직원들은 3월부터 6월까지 24시간 정신응급환자 코로나19 선별진료소로 출퇴근했고, 6월 11일부터는 병원이 정식 개원하면서 병원과 진료소 출퇴근이 같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출퇴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운영을 시작한 3∼5월 95건에 달하는 직원들의 지각 건수가 기록됐다. 특히 병원이 정식 개원한 6월 한 달 사이 직원들의 지각 건수는 221건에 달했다. 직원 1인당 한 달 동안 5회 이상 지각한 셈이다.

7월에는 114건에 달하면서 개원 두 달간에만 총 335건의 지각 건수가 기록됐지만 병원 측은 실태 파악도 제대로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각한 직원들 중 간호팀에서 근무하는 A씨는 출근과 동시에 퇴근을 해 근무시간을 1분도 채우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으며, 안전운영팀 직원 B씨는 출근한 지 1시간 반 만에 퇴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각을 한 직원 대부분이 기본 근무시간을 채우지 않고 2∼5시간만 근무하다 퇴근했다.

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왕성옥 의원은 "어떤 조직에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비상식적인 일이 도립정신병원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도립정신병원은 단순 실수라고 생각하고 있어 강력한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립정신병원은 그동안 신생 조직으로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이 없어 발생한 일로, 새로운 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직원 관리를 개선한다는 입장이다. 또 이번 지각사건에 대해 자체 감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경기도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새로 조직을 마련해 놓고도 감독 의무에 손을 놨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영호 기자 ky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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