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산하기관 노동조합원들이 막말과 갑질, 명예 실추 등을 주장하며 계약직(임기직) 간부들의 연임 반대와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25일 성남산업진흥원과 성남문화재단 노조 등에 따르면 진흥원 노조는 지난 23일 총회를 열고 A사업추진본부장의 연임 찬반 의결에서 조합원 65명 가운데 42명(64.6%)이 투표에 참여해 41명(97.6%)의 찬성으로 연임 반대를 결의했다.

직무능력과 언행·자질·도덕성 등으로 이뤄진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3명 중 45명이 A본부장에게서 갑질과 폭언, 부당 지시, 성차별을 당했다고 답했다. 또 2년간 일상화된 술자리 강요로 다음 날 업무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도 허다했다는 답변도 있었다.

김수제(산하기관 노조연합회 의장)진흥원 노조위원장은 "A본부장의 이런 행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원장과 약속했는데도 이를 간과하고 연임 결재를 감행한 것은 사회악을 조장하고 두둔하는 ‘악의적 몰상식’"이라며 은수미 시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성남문화재단 노조도 10일 내부망에 성명서를 내고 B경영국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노조 측은 ▶행정이 아닌 정치를 한다는 점 ▶지역과의 갈등 조장으로 재단의 명예와 신뢰성 실추 ▶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는 노동 탄압 ▶부당 해고에 따른 조직 분열과 막대한 재정상 손해를 끼친 점 ▶차별 철폐 요구 멸시 ▶권력 독점해 조직체계 무시 경영 등을 퇴진 이유로 꼽았다. 지난해에는 전 직원의 73%(80명)가 참여한 탄원서가 작성된 바 있고, 그해 종무식은 창립 이래 최초로 직원들이 보이콧하는 사태가 벌어지며 갈등이 지속돼 왔다.

이도연 성남문화재단 노조위원장은 "공정하게 재단을 경영해야 할 자가 그저 사사로운 욕심과 한 줌 권력욕에 취해 시민과 임용권자의 눈을 가리고 재단을 농단했다"며 "조직을 분열시키고 농단해 온 B경영국장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B경영국장은 입장문을 통해 "성명서 중 일부 사실과 다른 측면이 있고, 더 넓은 소통을 위해 노력해야 했다는 점은 아쉬움이 있다"며 "연임 여부는 임용권자가 결정할 부분이지만, 처음과 같은 목표로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A본부장은 12월 31일, B경영국장은 12월 2일이 임기만료일이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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