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장애인들이 코로나19 확산세로 소통 공간인 복지관 시설 운영이 일부 중단되자 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진은 30일 수원시의 한 장애인종합복지관 입구.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경기도내 장애인들이 코로나19 확산세로 소통 공간인 복지관 시설 운영이 일부 중단되자 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진은 30일 수원시의 한 장애인종합복지관 입구.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장애인들이 소통할 공간은 이제 인터넷뿐입니다."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김경원(35)씨는 근육을 스스로 조절할 수 없어 걷는 것조차 어려워 전동휠체어를 이용해 외출하고 있다. 밥을 먹는 것을 포함해 일상적인 모든 행동에 제한을 받는 김 씨는 통행이 불편하거나 주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일반적인 가게나 카페를 이용하는 것에 큰 부담을 느낀다. 이 때문에 지난해까지 수원시 호매실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노래 등 취미생활을 즐기거나 다른 장애인들을 만나는 등 소통공간으로 이용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모든 복지관 이용이 불가능해지면서 ‘코로나 블루(우울감이나 무기력증)’까지 우려되는 실정이다.

특히 김 씨는 폐소공포증을 앓고 있어 자주 집 밖에 나가야 하지만 이마저도 어렵다고 호소한다. 얼굴 근육을 스스로 조절할 수 없어 마스크를 착용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점차 흘러내려 마스크 착용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복지관 직원들이나 같은 장애인들을 만나지 못해 통화나 SNS에서만 연락하는 상황"이라며 "이미 많은 장애인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금전적 어려움과 더불어 큰 심적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30일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장애등급제 폐지 이전 1∼3급에 해당하는 도내 지체장애인은 5만1천800여 명, 뇌병변 장애인은 3만5천200여 명에 달한다.

이들 중 대부분은 김 씨처럼 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장애인복지관 등의 시설 이용이 중단되면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현 코로나19 사태를 비롯해 향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것을 대비한 체계적인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은정 도지체장애인협회 사무처장은 "장애인 복지서비스가 대면 위주로 이뤄지면서 많은 장애인들의 불편이 있다"며 "세부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장애인들의 욕구나 고충 관련 실태조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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