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사협상 (PG) /사진 = 연합뉴스
한국GM 노사협상 (PG) /사진 = 연합뉴스

한국지엠 노사가 4개월여의 갈등 끝에 이뤄낸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이 노조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협상이 원점으로 되돌아가면서 한국지엠 노사 갈등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에 따르면 조합원 7천300여 명이 참여한 이번 잠정 합의안 찬반 투표의 찬성률은 45.1%(3천322명)에 그쳐 과반수를 얻지 못했다. 53.8%(3천965명)의 조합원이 반대표를 던졌고, 나머지 77명의 조합원은 무효표를 냈다.

잠정 합의안 부결에는 부평공장 조합원들의 반대표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부평공장에서만 총 2천658명이 반대 의사를 표했다. 임단협 과정에서 이들은 부평2공장 내 신차 생산물량 배정을 사측에 요구한 바 있다.

잠정 합의안 부결에 따라 연내 노사 간 임단협 타결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노조는 부결 결과를 발표한 후 사측과의 추가 교섭 진행과 함께 부분 파업 등 다양한 대응책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갑 한국지엠 노조위원장은 투표 직전 성명을 내고 "조합원들의 기대치와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현실적 한계와 현장 피로도를 고려해 결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호소했으나 부결을 막지 못했다.

한국지엠 노사가 24차례 협상 끝에 마련한 잠정 합의안에는 기본급 호봉승급분 인상, 조합원 1인당 성과급 및 격려금 명목 총 400만 원 지급, 부평1공장 등에 2천100억 원 규모 투자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국지엠 노조 관계자는 "사측과 교섭대표 회의를 가진 후 쟁의대책위원회를 통해 향후 일정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경영 정상화’라는 대승적 목표로 노사가 어렵게 이끌어 낸 결과가 최종 타결되기를 손꼽아 기다렸는데 이 같은 결과가 나와 ‘멘붕’ 상태에 빠졌다"며 "노사 갈등 지속과 그로 인한 회사의 추가 피해가 우려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7월 임단협 협상 시작 이후 총 15일간 부분 파업에 돌입했으며, 이에 따라 2만5천 대 수준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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