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원지역에 첫눈이 내리는 등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도내 일선 시·군들이 설치한 제설함이 각종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어 자칫 갑작스러운 폭설이 내릴 경우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1일 경기도와 일선 시·군 등에 따르면 수원시 1천635개, 화성시 130개, 오산시 350개 등 도내 31개 시·군에 총 1만1천393개의 제설함이 설치(올 11월 말 기준)돼 있다. 제설함은 도로 결빙 방지와 긴급 제설을 위해 운영 중으로, 별도 정해진 규정은 없지만 제설함 내부에는 염화칼슘과 제설용 삽, 모래주머니 등을 비치해야 한다.

이날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의 한 도로에 설치된 제설함 내부에는 딱딱하게 굳은 25㎏짜리 염화칼슘 한 포대와 삽 한 자루가 들어 있었고, 바닥에는 제설함 틈으로 들어온 빗물이 얼어붙은 모습이 확인됐다. 화성시 화산동에 설치된 제설함도 포장지가 뜯겨진 염화칼슘 3포대만 물이 고여 있는 바닥에 비치돼 있었고, 다른 장비 대신 곳곳에 거미줄만 가득했다.

오산시 궐동에 설치된 제설함 역시 염화칼슘과 모래주머니 등의 제설장비 대신 빈 담뱃갑만 있었고, 외부가 보일 정도로 금이 간 상태였다. 이곳에서 3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제설함은 도로 가로등에 쓰레기 더미와 같이 놓여져 있어 자칫 노란색 플라스틱 쓰레기로 착각할 정도였다. 특히 오산시의 경우 2018년 도가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2018년도 도로제설평가’에서 우수 자치단체로 선정돼 표창과 함께 보조금 3천만 원을 받았지만 정작 제설함 관리는 이와 거리가 멀었다.

도내 시·군 관계자들은 "제설도구가 부족한 제설함을 전수조사해 보수할 예정"이라며 "지역 내 제설함에 대한 주기적 점검을 통해 겨울철 시민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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