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시장이 최근 자신이 속한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 때문에 구설에 올랐다고 한다. 영흥면 자체매립지 조성에 반대하며 단식농성에 나선 장정민 옹진군수를 비난하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문자를 보낸 의도가 장 군수를 비난하기 위한 것은 아닐 게다. 당연히 시가 추진하는 자원순환정책에 대한 당원들의 동참과 대체매립지 조성의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장 군수를 비난하는 듯한 문자 내용은 시장으로서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평소 SNS를 통해 시민과 소통했던 박 시장이 당원들에게 문자를 보낸 것도 이례적이지만 같은 당 소속의 단체장을 비난하기 위해 당원들에게 문자를 보냈다는 것은 단체장의 행동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어찌 보면 이 같은 행동은 강박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 박 시장은 최근 수도권매립지 2025년 종료를 위해 서울시와 경기도를 향해 쓰레기 독립과 환경정의를 외치며 최근 자체매립지와 소각장 신설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어느 한 곳 흔쾌히 따라오거나 반겨주는 곳이 없다. 함께 힘을 모아줄 것으로 알았던 같은 당 소속 기초단체장들은 집단 반발하거나 단식농성으로 맞서고 있고, 주민들도 동참해주지 않는 것에서 답답함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인천시만 쓰레기 독립을 외칠 뿐 어느 누구도 자신의 생활지 인근에 매립지와 소각장 설립을 동의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독립’과 ‘정의’. 박남춘 인천시장이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앞두고 가장 많이 쓴 단어 중 하나다. 쓰레기 독립과 환경정의를 위해 인천시가 해야 할 일은 단체장을 대놓고 비난하고 편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설득하고 협력 방안을 찾는 일이다. 그리고 박남춘 시장이 그동안 쓰레기 배출자 처리 원칙을 거론하며 외쳤던 환경정의를 왜 영흥도만 예외로 하느냐는 주민들의 주장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인천의 쓰레기를 영흥에 버리는 것이 박 시장이 얘기하는 환경정의냐는 주장이다. 영흥의 쓰레기는 영흥에서 처리할 테니, 다른 지역의 쓰레기는 다른 지역에서 처리하라는 주장에 박 시장이 답을 내놔야 한다. 그게 정의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위해 영흥을 희생하라고 할 게 아니라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답을 제시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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