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경사 석조여래좌상 (왼쪽), 안소공 이훈 및 비인현주 이씨 묘비.
만경사 석조여래좌상 (왼쪽), 안소공 이훈 및 비인현주 이씨 묘비.

‘고양 만경사 석조여래좌상’과 ‘고양 안소공 이훈 및 비인현주 이씨 묘비’가 향토문화재로 새롭게 지정됐다. 

16일 고양시에 따르면 시 향토문화재 제68호와 제69호로 각각 지정된 2점의 향토문화재는 조선시대 불교조각사 및 사대부 묘제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일산동구 성석동 인근 고봉산 내 고찰 만경사는 조선 선조 때 문신 모당 홍이상(洪履祥, 1549∼1615)이 조상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기 위해 문중의 원당(願堂)으로 창건한 사찰로 알려져 있다. 

석조여래좌상은 높이 37.5㎝, 무릎 폭 27㎝의 소형 크기에 속하고 조선후기 불상의 재료로 많이 사용된 경주 불석으로 제작됐다. 현재 제작연대를 파악할 수 있는 복장 유물은 없으나 1887년 양주 심곡사 석조여래좌상, 19세기 양주 청련사 석조여래좌상 등 19세기 중·후반에 제작된 작품들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이 작품은 고양시 외 경기도내에서도 사례가 드문 19세기 경주 불석 불상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시 향토문화재 제68호로 지정됐다. 

시 향토문화재 제69호로 신규 지정된 덕양구 도내동 소재 ‘고양 안소공 이훈 및 비인현주 이씨 묘비(高陽 安昭公 李塤 및 庇仁縣主 李氏 墓碑)’는 부부의 묘비로 한산이씨 인월당 종회 사당에 위치해 있다. 

남편 안소공의 묘비는 전체 높이 192㎝로 1482년에 세워졌고, 부인 비인현주 이씨의 묘비는 전체 높이 163.5㎝로 1516년 건립됐다. 

안소공 이훈(李塤, 1429∼1481)은 조선시대 전기를 대표하는 문신으로 1439년(세종 21년) 관직에 오른 뒤 세조대에 공조참의, 형조참의, 한성판윤 등 주요 관직을 두루 거쳤으며 1471년(성종 2년)에는 왕명으로 한성군(韓城君)에 봉해진 인물이다. 

아내 비인현주 이씨(李氏, 1427∼1514)는 조선 전기 왕족으로 태종의 둘째 아들이자 세종의 형인 효령대군(孝寧大君, 1396∼1486)의 외동딸이기도 하다. 

해당 묘비는 전형적인 조선 전기 양식으로 재질이 구하기 어려운 청옥석이며, 특히 부인 이씨의 묘비는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비음(碑陰, 비석 뒷면)에 행장(行狀)을 기록한 점 등에서 역사적·학술적·향토사적 가치가 높다.

현재 고양시 향토문화재는 총 65점으로, 시는 ‘고양시 향토보호조례’를 바탕으로 향토적 가치가 높은 문화유적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문화재로 지정한 뒤 철저히 보호 및 관리하고 있다. 시 향토문화재였던 ‘고양 강매석교’는 지난 8월 경기도 제362호 유형문화재로 승격된 바 있다. 

고양=조병국 기자 chob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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