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민간과 공공기관들의 업무 형태가 비대면(언택트) 방식으로 급변했다. 

경기도교육청도 변화에 발맞춰 각종 포럼과 행사, 학교교육 등 업무 전반에 비대면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화상회의 전용 줌(Zoom) 프로그램을 활용한 학교 비대면 수업은 어느덧 정착했고, 교육 관련 포럼은 유튜브 영상 제작 형태로 변모했다.

도교육청이 2018년 3월부터 교육과정 연계를 강화하고 학생 중심의 도서관 정책 시행을 위해 운영을 시작한 도내 각 지역의 ‘경기교육도서관’도 포스트 코로나 대비에 한창이다. 

특히 올해 각종 비대면 프로그램 시행으로 모범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의정부교육도서관의 성과를 짚어 봤다. <편집자 주>

독서활동에 열중하고 있는 청소년들.
독서활동에 열중하고 있는 청소년들.

# 코로나19 대응 맞춤형 비대면 독서 프로그램 신규 운영

의정부교육도서관은 올해 초 코로나19로 이용객이 급감하자 4월 비대면 독서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자료 수집과 방안 모색에 나섰다. 독서 관련 담당자 7명이 참여한 회의를 진행한 결과 비대면 독서 시범사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7월부터 유아, 초등학생, 청소년, 지역주민 등을 대상으로 토론, 강의, 참여 3가지 형태의 프로그램 시행에 들어갔다. 

토론 방식에서는 이용자들이 비대면으로 책을 읽고 의견을 교환하는 일종의 ‘브레인스토밍’ 형식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성인 독서회(벽돌책 깨기) 5개 팀과 어린이 독서회 4개 팀을 구성해 줌 및 네이버 밴드에서 스스로 선정한 독서활동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활동을 지원했다. 총 492명이 자율적으로 참여해 독서의 흥미와 재미를 공유하면서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강의형 프로그램은 장·단기 13개 독서 및 독후 강좌를 진행해 1천여 명이 수강했고, 참여형 방식에서는 네이버 밴드에서 청소년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독서 도서 권수 충족 미션 프로그램’을 실시해 315명의 참여를 이끌었다.

10월부터는 이 같은 도서관 프로그램을 학교로 확대했다. 토론형에서는 6개 학교 130명, 강의형에서는 5개 학교 178명, 참여형에서는 5개 학교 74명과 9개 유치원 138명 등이 비대면 독서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는 성과가 나타났다. 

초등생 독서 및 독후 활동 모습.
초등생 독서 및 독후 활동 모습.

# 비대면 자료 제공 확대 및 강화

의정부교육도서관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대출 건수가 감소하는 문제를 해소하는 게 선결 과제였고, 해결책으로 비대면 방식의 대출 시스템을 구현했다.

정회원들을 대상으로 비대면 자료 대출 ‘책드림서비스’를 시행했다. 홈페이지에서 1인당 최대 10권의 도서를 신청하면 도서관 직원들이 해당 도서를 사전에 찾아 전달한 것이다. 코로나19 임시 휴관일에 직원들이 신청 도서를 봉투에 담아 신청자들이 오면 신속히 전달하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다. 총 988명에게 5천566권을 제공해 위기 속 대출 건수 증가에 기여했다.

그 뿐만 아니라 215가지 전자잡지와 전자책 300종을 구입해 1천여 명이 넘는 이용자들의 전자 독서 활동을 지원, 오히려 전년 대비 이용자 수 2배 이상의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경기의정부교육도서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ZOOM 화상 독서 교육.
경기의정부교육도서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ZOOM 화상 독서 교육.

# 양질의 학교 맞춤형 도서 대출 및 독서 프로그램 지원

의정부교육도서관은 초·중·고·특수학교 73곳을 대상으로 교수 및 학습 자료 지원에 발 벗고 나섰다. 도서관을 찾지 못하는 학생들의 실정을 고려해 학교에서라도 독서활동을 유지시키려는 의도였다. 

우선 한 학기 한 권 읽기, 평화·통일·다문화교육, 빅북·팝업북 등 다양한 목적을 두고 학교에서 구입하기 어려운 도서 5천168권을 장기간 대출해 줬다.

여기에 ‘수요자 중심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해 대출 도서를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문화도 정착시켰다. 무엇보다 초·중·고등학생을 비롯해 특수교육대상 학생,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사전 수요조사를 실시, 희망사항을 100% 반영한 독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해 실효성을 높였다.

학생들에게는 독서 및 독후활동, 독서교실, 작가 강연, 온라인 독서토론, 청소년 독서회 등으로 독서의 즐거움을 인지시켰고,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에게는 책 읽어 주기 및 독후활동을 지원했다. 교직원을 대상으로는 독서교육 연수, 교직원 독서회 등의 프로그램을 시행해 독서환경을 개선했다.

그 뿐만 아니라 학교도서관 운영 상담을 돕고 학교도서관, 교육지원청, 시립도서관 등으로 구성된 협의회를 운영해 지역의 독서문화 생태계 구축에 앞장섰다는 평가도 받는다.

김인숙 의정부교육도서관장은 "갑작스러운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운영 프로그램 개발을 모험적으로 시작했지만 직원들의 노고로 나름 성공적인 성과들이 나왔다"며 "온라인 특성상 원거리 이용자가 오히려 30~40% 증가했고, 지역적으로 새로운 독서인구가 유입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비대면 프로그램이 독서 영역 확장 측면에서 유리한 점을 잘 알게 된 만큼 학교 독서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하고, 학부모 독서 재능기부와 장애학생 대상 도서관 취업 실습 지원 등도 확대할 방침"이라며 "향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온·오프라인을 적절히 조화해 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의정부=김상현 기자 ksh@kihoilbo.co.kr

사진=<경기의정부교육도서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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