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에 제가 없어도 괜찮겠으나…"라는 말은 이제 충성이나 아부의 상징어처럼 쓰이고 있는데, 이 말의 근원은 조홍이 친척 형님인 조조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이 타던 말을 내주면서 자신을 희생시켜서라도 반드시 구해야 할 인물로 부각한 이후다. 

시기적으로는 동탁이 낙양을 불태우고 장안으로 옮겨가던 때, 반동탁연합군들은 기회를 엿보지 않고 각자 세력 확대에 골몰하고 있었다. 조조는 이에 화를 내면서 "내가 이런 어리석은 자들과 일을 도모하다니…" 탄식하며 홀로 군사를 이끌고 동탁군을 추격해갔다. 당시 맹주였던 원소조차 "꾀보 조조가 돌았나?"라고 할 정도의 무모한(?) 도전이었다. 예상대로 조조군은 크게 패했고 조조마저 궁지에 몰려 적군에 사로잡힐 위기에 처했다. 이때 조홍이 나타났던 것이다. 충직한 부하 장수가 나타나 자신을 희생할 각오로 주군을 구했으니 단연 으뜸의 공로라 할 수 있었다. 

요즘 쉽게 내뱉는 "제가 없어도~"에는 위기를 교언영색으로 벗어나려는 잔꾀(?)가 묻어 있는 것 같기만 하다. 특히 서울시장 보선에 나서는 모 후보의 경우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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