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목 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홍순목 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문재인 대통령의 업무수행 평가 지지도가 지난 연말부터 긍정평가는 30%대로 고착화되고 부정평가는 60%에 육박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배제 조치에 이어서 열린 법무부 징계위원회의 2개월 정직 조치가 법원에 의해 실패로 돌아간 것도 그렇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구속된 영향도 있었다고 한다. 

집권세력으로부터 터져 나오는 막말과 실언 등도 한몫했을 것이다.

청와대와 여권은 그 이전 수개월 동안 긍정과 부정평가가 40%대 중반에서 팽팽한 힘겨루기를 해 왔던 터라 이전 경우처럼 국면이 전환되면 곧 긍정평가 지지율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이전과 다르다는 분석이 많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집권 후반기로 치닫고 있다는 점과 지지율을 만회할 수 있는 마땅한 소재가 고갈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래서 나온 것이 청와대 참모진 개편과 개각이다. 이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이 또한 녹록하지 않다.

일단 신임 장관의 면면을 볼 때 박범계 법무장관 내정자와 변창흠 국토부장관 외에 별다른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변창흠 장관은 그의 업무 스타일이나 소신에 있어서 현 정부와 코드가 맞을지 몰라도 국민의 정서와는 좀 동떨어진 면이 있었다. 

박범계 법무장관의 경우 조국 추미애 장관에서와 같이 본인이나 가족이 각종 논란의 중심에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러다 보니 국민 일각에서는 왜 법무장관은 늘 뭔가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인사를 임명하는 것인지 의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서일까 갑자기 사면이 튀어 나왔다. 연초부터 정가와 방송에는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논란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의 사면 건의 발언으로 촉발됐다. 

하지만 이 또한 발언 의도와는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는 듯하다. 

일단 여권 핵심지지층으로부터 부정적인 반응이 터져 나왔다. 

야당도 처음에는 야권분열을 의도한 것이 아닌가 하며 떨떠름하는 듯하더니 오히려 여권 분열 양상으로 흐르자 오히려 이를 계기로 여권을 향해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고자 한다. 오늘 아침 라디오 방송을 청취한 지인이 의미심장한 물음표를 던져 왔다. 국민들의 마음이 현 정권으로부터 돌아섰다고 단정적으로 말한 그는 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높은지 아느냐고 물어왔다.

아직도 국민의힘 쪽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없기 때문이란다. 그런 얘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 들어온 얘기다. 

하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에 가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했고 집권세력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 상태에 이르게 한 점에 대해 사과를 했음에도 내심 켕기는 마음이 없지 않았다. 일부 문제가 된다고 판단한 당협위원장들을 교체하지 않았는가?

그는 아침 방송에서 흘러나온 국민의힘 쪽 인사의 인터뷰 내용을 문제 삼았다. 죄 없는 전직 두 대통령이 처벌을 받아 감옥에 갇혀 있다는 식의 얘기를 들었다는 그는 왜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잘못을 그대로 따라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정경심 교수가 법원으로부터 유죄판결을 받았음에도 민주당 일부에서는 정경심 무죄를 들고 나온 것은 분명 일반 중도층이 볼 때 잘못하는 것이 확실하다고 했다. 이뿐이던가 윤석열 검찰총장 2개월 정직 조치 금지 가처분 신청이 행정법원에서 인용됐을 때 민주당 최고위원들로부터 사법개혁 구호가 터져나온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다. 

이로 인해 중도층이 등을 돌려 갈 곳을 찾는데 국민의힘 또한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으니 그쪽으로 지지율이 옮겨가지 않는다는 그런 요지의 얘기다.

국민의힘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세웠고 올해 4월까지 임기를 정해 놓았으면 그를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갔으면 좋겠다. 일테면 두 전직 대통령이 사법부 판단에 의해 처벌을 받았고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사과를 했다면 그 선상에서 일관성 있게 나아갔으면 좋겠다.

윤석열 검찰총장 업무 복귀 후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권자로서 국민들을 불편하게 한 것에 대해 사과를 했지만 민주당 지도부로부터 윤석열 탄핵 이야기가 나오는 것 그것은 정권 말의 엇박자임이 틀림없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석권한 후 정권을 되찾아 오겠다며 절치부심하고 있다면 국민의힘은 집권세력과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

초패왕 항우의 거대한 세력에 맞서 객관적으로 열세에 있었던 유방이 승리를 쟁취한 이유는 유방이 백성의 민심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유방이 진나라의 진시황과 다르게 백성에게 다가갔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행태를 비판하면서 비슷한 행태를 취한다면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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