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초·중·고교 등 졸업식 풍경을 바꿨다. 이보다는 정서적인 졸업식을 삼켜버렸다는 말이 올바를 것이다. 지난달 중순부터 코로나19 3차 유행이 본격화되면서 올해 1월 초·중·고교 졸업식은 그야말로 정서가 메마른 영상속 화면으로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초·중·고등학교 생활의 끝맺음이 졸업식이다. 졸업식은 학교, 교사, 학생, 가족 등이 하나로 뭉쳐 미래의 역군 청소년들의 사기나 진취적인 생활을 기원하는 학창시절 최고의 행사이며 다시 시작을 알리는 곳이기도 하다. 또 꽃다발을 들고 가족이나 스승, 친구들과 사진을 촬영하는 정겨운 모습의 현장이기도 하다.

졸업식 현장은 아쉬움과 기쁨이 교차하는 곳으로도 불리운다. 고교 졸업식의 경우 누구는 상급학교로 진학하거나 누구는 재수생으로, 누구는 산업현장을 진출하는 교두보의 장이기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19 이전 졸업식은 이처럼 정서가 넘쳤다. 그러나 올해는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못한 채 모니터를 통해 마지막을 함께할 수밖에 없어 이런 추억의 산물이 사라져 아쉬움은 더욱 크다. 꽃다발·사진촬영 없는 코로나 시대 졸업식으로 학생들의 아쉬움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할 만큼 클 것이다.

지금 현실은 전 세계를 암울한 세상으로 만든 코로나19로 정서가 메마른 온라인 영상으로만 졸업식 장면을 비쳐주고 있어 졸업의 의미가 사라진 느낌이다. 올해 졸업식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갈수록 심화됨에 따라 학교 내 감염 차단을 위해 도내 모든 학교 수업을 비롯해 졸업식과 종업식 등 교내외 행사들이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된데 따른 것이다. 

어쩔 수없는 시대적 재앙으로 인해 대부분의 학교가 졸업식을 간소화하거나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졸업식에 대한 학부모나 교사들의 마음은 우리 아이들보다 더하다. 졸업의 추억을 만들어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코로나를 이겨내야 한다. 한순간의 실수가 코로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 내년부터는 코로나 없이 우리 청소년들의 졸업식이 사회 곳곳에서 기쁨과 아쉬움을 느낄 수 있고 정겨움이 묻어나는 모습이 재현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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