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신규 주식계좌는 매일 10만 개씩 늘어났고, 증권사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는 20조 원을 돌파했다. 여유 자금으로 투자하는 것이라면 문제 될 것이 없지만 새해 들어 개인 투자자의 신용융자가 1조1천억 원이 늘고 마이너스통장은 나흘 동안 7천411개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연말부터 브레이크 없이 치솟던 코스피도 최근 이틀 연속 큰 변동 폭을 보이다가 하락했다. ‘동학개미’들이 지난 11일 4조4천921억, 12일 2조3천139억 원을 사들였지만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 물량을 받아내기엔 힘겨운 모습이다. 

국내 증시의 ‘공포지수’도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는 일반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때 오르지만 올 들어 단기간 이어진 주가 급등(7거래일 만에 300p 가까이)이 불안할 정도로 가파르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변동성이 커지면서 증시 과열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 

소위 ‘동학개미’로 일컬어지는 개인들의 ‘외끌이 장세’에 대한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게다가 금융위원회는 코로나19로 1년간 유지했던 공매도 금지를 오는 3월 15일 종료할 예정이다. 공매도 금지가 풀리면 자금력이 좋은 외국인 투자자나 기관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을 예측하고 주가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자금력이 달리는 개인투자자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주식시장에서 공매도란 향후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매도(주식을 파는 것)한 뒤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되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음으로써 차익을 얻는 매매기법이다. 누란지위(累卵之危)란 말이 있다. 달걀을 포개 놓은 듯 위험한 상태를 뜻하는데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이 갑작스럽게 주식투자로 몰리는 것은 마치 달걀을 여럿 쌓아 놓는 것처럼 매우 위태롭게 느껴진다. 

개인투자자들 중에는 남들이 주식으로 돈을 버니까 빚을 내서라도 주식을 사겠다며 앞뒤 돌아보지 않고 투자를 하는 ‘포모(FOMO)족’이 상당수이고 적금을 깨거나 전세금을 줄여서 주식을 샀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렇게 변동성이 큰 장에서 주식시장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이 ‘묻지마식 투자’를 하는 것은 매우 리스크가 큰 우려스러운 일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큰 손해로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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