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무대의 인간관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인물이 관우다. 그는 도원결의에서부터 시작해 죽을 때까지 숱한 인물을 만났는데 대놓고 그를 험담하거나 미워한 이가 없었다. 관우가 보호하던 유비의 가속 때문에 조조에게 항복해 허도에 머무를 때 온갖 향연과 각종 선물을 듬뿍 받았으나 고마워한 기색이 없었다. 

 그러던 중 한 번은 두 번 거듭 절하며 감사의 뜻을 표한 적이 있었다. 조조가 그에게 적토마를 선물했을 때였다. "관공은 그동안 금은보화나 미녀를 줘도 고마워하지 않더니 어찌 말 한 필에 이토록 고마워하는 것이오?" 조조가 의아해서 묻자 관우는 또렷하게 대답했다. "저는 이 말이 하루에 천 리를 달릴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다행히 이 말을 얻었으니 유비 형님이 어디 계신지 소식을 들으면 한걸음에 달려갈 수 있으니 너무 기뻐서입니다." 

 곧 있을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러 인물들이 입후보 선언을 하고 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경쟁자가 되고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선거판을 보면 관우의 의리라는 덕목이 새삼 부러워지는 걸 어쩌랴.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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