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에서 신도를 연결하는 ‘영종~신도 평화도로’가 드디어 첫 삽을 떴다. 옹진군 주민들의 숙원사업이기도 한 영종~신도 평화도로는 다리를 연결하고 길을 만들어, 통행에 불편했던 주민들의 교통편의를 향상시키는 것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서해평화에 기여하는 디딤돌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 교통편의만 보더라도 시가 총 사업비 1천245억 원을 투입해 2025년 12월 완공하면 그동안 배로만 오갈 수 있었던 영종도와 북도면 신도리에는 총연장 4㎞(교량 2.5㎞)의 왕복 2차선 도로가 놓이게 된다. 

사업이 완료되면 주민들은 장봉도를 제외한 북도면 지역을 인천에서 배가 아닌 차량으로 방문할 수 있고, 자전거도로를 겸한 보행로도 만들어져 자동차 없이도 두 섬을 오갈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번 사업은 인천시가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 중인 서해남북평화도로 건설의 첫 번째 사업이라는 점에서 남북평화를 잇는 오작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데 관심이 쏠린다. 서해남북평화도로는 박남춘 인천시장의 서해 평화 핵심 공약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이 도로는 영종도와 강화도를 거쳐 북한의 개성·해주를 잇는 80.44㎞ 길이의 도로로, 1단계인 영종~신도 구간이 첫 시작을 끊은 만큼 이후 강화도~교동도~개성·해주까지 연결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서해평화도로는 어제오늘 구상된 것은 아니다. 지난 2007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선언과 맞닿아 있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는 남북 간 교전이 끊이지 않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역을 평화수역으로 정해 남북 공동어로와 수산물 교역을 진행하고, 중·장기적으로 북측의 개성과 해주를 잇는 남북 경협 벨트를 만들자는 게 목표다. 

남북 경협 벨트를 위한 중요 인프라가 바로 서해평화도로가 되는 것이다. 당장은 남북이 서로를 냉담하게 바라보고 있지만 조만간 화해 무드가 형성되면 남북 평화를 위해 가장 먼저 시작할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영종~신도 평화도로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근간으로 확장해온 한반도 평화 경제 구상 실현을 위한 핵심 인프라의 첫 장을 여는 역사적 의미가 담겼다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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