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 캠프마켓 B구역 내 건물을 철거한 뒤 유리섬유, 고철, 건설폐기물 등이 쌓여 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인천 부평 캠프마켓 B구역 내 건물을 철거한 뒤 유리섬유, 고철, 건설폐기물 등이 쌓여 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한국환경공단이 인천시와 부평 캠프마켓 시민참여위원회 의견을 배제하고 캠프마켓 내 건물을 철거해 논란을 빚고 있다. 또 유리섬유, 석면 등 유해물질이 방치돼 주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 시와 공단 등에 따르면 최근 공단은 B구역(11만3천56㎡) 내 펜스와 가까이 붙어 있는 건물 1동을 철거했다. 시는 시민참여위가 캠프마켓 내 시설물 보존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건물을 철거하지 말라고 공단 측에 요청했었다. 시는 오는 25일 시민참여위 회의를 열어 존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앞서 문화재청도 지난해 10월 B구역 중 ‘조병창’과 관련된 시설물 3개의 보존을 권고했고, 야구장·수영장·창고 등 시설물도 보존 필요성을 검토해 볼 것을 권유했다.

캠프마켓 내 철거현장을 찾아가 보니 건설폐기물과 고철, 유리섬유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석면은 눈에 띄지 않았지만 석면이 재료로 쓰이는 개스킷은 찾을 수 있었다.

현장조사에 함께 나섰던 최미경 ㈔석면피해예방지원센터 이사장은 "석면이 사용됐을 것으로 보이는 개스킷이 있기 때문에 석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유리섬유는 방치하면 가루로 날려 호흡기, 눈, 피부 등 인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빨리 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공단이 건물 철거 전 석면조사를 진행했는지 여부도 현재 명확하지 않다. 시는 공단에 건물을 철거하기 전 석면조사서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으나 공단이 석면조사서를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석면조사는 B구역 전체 건물에 대해 실시했고, 철거한 건물은 석면이 없다고 결과가 나왔다"며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펜스를 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시에 수차례 철거한다는 공문을 보낸 뒤 국방부와 협의해 철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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