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무대에서 중국 최고의 의사로 꼽히는 화타가 등장한다. 그가 독화살을 맞은 관우를 치료할 때였다. 관우가 말했다. "편한 대로 치료해 주오. 내 어찌 세상의 속인들처럼 아픔을 두려워 하겠소."

화타는 관우을 기둥에 묶고 치료할 생각이었으나 관우는 마량과 바둑을 두면서 수술을 청했던 것이다. 결국 관우의 뜻대로 수술을 시작했다. 대야에 피가 가득하고 뼈를 갉아내는 소리가 사각사각 울려 주위의 사람들조차 하얗게 얼굴빛이 변할 정도였으나 관우는 안색 하나 바뀌지 않았다. 수술을 끝낸 화타가 감탄했다. "내 의사가 된 후 이런 일은 처음이니 군후께서는 정말 하늘이 내신 분이십니다(君候眞天神也)."

이후 사람들은 화타를 성스럽고 유능한 의사의 대표적 인물로 꼽았다고 한다. 기록에 의하면 화타는 마취약의 일종인 마폐탕을 조제해 수술에 이용했으며 기생충 질병과 감염 원인까지 규명했다고 한다. 약과 침, 뜸을 이용한 화타의 비법은 오늘날 한방의학에서도 꼽히는 치료법. 훗날 조조의 두통을 수술하려다 옥에 갇혀 끝내 목숨을 잃고 말았다. 정치가 의학을 불신한 결과였다. 파우치 미국 질병센터 소장의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팬데믹 대처’가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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