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항암 인천문인협회 회원
정항암 인천문인협회 회원

1991년 6월 중순 아내와 함께 자택에서 2㎞쯤 떨어진 수봉공원으로 아침 운동을 나갔다. 그리고 석축을 모든 발로 찼다. 오른쪽 무릎 연골이 파열돼 아픈 것을 참고 15년을 살았다. 하지만 무릎에 물이 차서 더는 버티지 못하고 인하대병원 정형외과를 찾아가서 김명구 교수를 처음 만난 것은 2006년 5월 중순이었다. 

김명구 교수는 엑스레이를 촬영해서 판독하고 진찰한 결과 무릎 안쪽 연골이 파열되고 연골 부위 부서진 뼈가 살갗을 자극해서 무릎에 물이 차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관절경이라는 시술을 받았다. 하지만 완전한 치료가 아니었다. 빨리 걷거나 달리면 시술 부위가 아팠다. 결국 15년 동안 조심해서 걷는 데 만족했다.

2020년 11월 중순이었다. 환절기 탓인지 공원이나 길을 걸으면 오른쪽 무릎 뒷다리 근육이 땅기고 아파서 걷기 힘들었다. 인하대병원에 진료 예약하고 정형외과 김명구 교수를 찾아갔다. 결과는 오른쪽 무릎 연골이 없어져서 뼈와 뼈 사이가 맞닿을 처지였다. 김명구 교수는 필자에게 말했다.

"시기가 지나서 줄기세포나 주사제로 치료가 불가합니다.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무릎이 아플 때마다 진통제를 독하게 먹어야 하는데 자칫 잘못하다가 콩팥이나 장기가 상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한 가지는 인공관절인데 20여 년은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나는 "알았습니다. 자식들과 의논해서 다시 뵙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2021년 1월 중순이었다. 필자는 오른쪽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하기 위해 다시 인하대병원 정형외과에 진료 예약하고 김명구 교수를 찾아갔다. 김명구 교수는 필자에게 말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날마다 수술을 하는 것이 아니어서 날짜를 잡아야 합니다. 2월 2일이나 2월 13일이 가능합니다."

"기왕에 결심한 일이니까 하루라도 빨리 수술받겠습니다."

"그럼 2월 2일 수술하겠습니다. 입원하기 전에 아스피린이나 항응고제를 먹고 있다면 주치의와 상의해주시기 바랍니다."

필자는 김명구 교수에게 말했다.

"교수님은 15년 전보다 더 젊어진 것처럼 보입니다."

"뭘요. 저도 올해가 정년입니다."

"벌써요, 너무 뜻밖입니다. 아직도 5년은 더 근무해도 되실 것 같은데 아쉽습니다."

대답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비어 있는 것처럼 서운했다. 예정대로 2월 1일 입원해서 2월 2일 오른쪽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서 무릎 꺾기 120도를 한 다음 2월 15일 퇴원했다. 그리고 집에서 재활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140도까지 꺾는 데 성공했다. 아직 걷는 데 보조기구에 의존하고 있어서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하고 생활하는데 불편하지 않기를 바랐다.

인하대병원은 개설한 지 30년이 지나는 동안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면서 지역사회 발전에 많은 공헌을 했다고 자부해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유능한 의료진이 많은 환자를 돌본 것도 분명했다. 필자 역시 김명구 교수에게 관절경과 인공관절 등 두 번이나 시술과 수술받은 것을 깊이 감사드렸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정년을 연장해서 더 근무하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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