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방행자
93분 / 다큐멘터리 / 12세 관람가
 

어린 시절 취미로 모은 장난감을 시작으로 장난감 박물관 사업을 시작한 장난감 수집가이자 ‘토이키노’ 장난감 박물관 주인 ‘원경’. 삼청동부터 인사동, 수많은 장소를 거쳐 오며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과 즐거움을 선물했던 토이키노는 언론사의 횡포로 한순간에 무너지고, 원경의 고통을 지켜볼 수 없었던 어머니 ‘방행자’가 추운 거리로 나섰다.

 엄마이자 예술가이자 한 여성이었던 장난감 박물관 할머니 방행자. 원경은 그녀가 손자에게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특별한 기록을 발견한다.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기고 떠난, 내가 사랑한 ‘할머니’. 그녀가 남긴 따뜻한 사랑과 뜨거운 기록이 시작된다.

 ‘그리고 방행자’는 문화재와 장난감 박물관을 지키기 위해 투사로 변신했던 그녀가 할머니가 돼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사랑의 메시지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2005년 삼청동을 시작으로 2021년 인사동에서 코로나19로 문을 닫기까지 33년간 40만 점 이상 장난감을 수집한 수집가이자 장난감 박물관 토이키노의 대표 손원경 감독이 기획 및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2019년 세상을 달리한 자신의 어머니 방행자를 추모하기 위해 그해 5월부터 제작됐다. 예술가이기도 했지만 평생 부당함에 맞선 그녀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기록했다. 손 감독의 집요한 수집 열정은 장난감뿐 아니라 젊은 시절 어머니의 예술작품과 사진들, 편지, 영상 등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마치 영화를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한 듯한 그가 모은 과거 흔적들은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오랜 시간 자신의 손길과 시선이 담긴 수많은 장난감에 대한 추억부터 어머니가 남기고 간 사랑이 손자로 이어지는 아련함과 그리움의 정서까지 담아낸다. 전 세대의 폭넓은 공감을 더하는 이 영화는 ‘워낭소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이어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는 휴먼 다큐멘터리 작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는 전국 상영관에서 11일부터 상영한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