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국 인천공예협동조합 이사장
윤성국 인천공예협동조합 이사장

언제부터인가 우리 교육이 입시와 간판 따기 위주로 고착화되고 적성과 특기가 무시된, 그저 공시생 등 취업준비생만 양산되는 사회가 돼가는 듯하다. 기업이 어려우니 일자리가 줄어 취직하기도 힘든 사회가 됐다고 하고 일하는데 신명이 나질 않으니 타인의 부러움을 사는 직업조차 스트레스가 동반돼 삶이 즐겁지 않다고도 하니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긍지와 철학 없이 노후를 맞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게 되는 시대가 된 듯하다. 

우리는 해방이후 세대, 전쟁 이후 베이비붐, 산업화, 민주화, IMF, 외환위기, 현재의 코로나 세대를 거쳐 곧 4차 혁명 시대를 앞두고 있다. 사람이 하던 일은 기계와 시스템으로 대체돼 일자리 부족현상은 더 심화될 것으로 예측되며 2020년 우한폐렴으로 지구촌이 그간 경험해 보지 못한 사태마저 겪게 되면서 경제, 안보, 에너지, 식량과 밀접한 세계질서가 어떻게 재편될까 하는 궁금증과 불안감 역시 동시에 갖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기성세대는 부모와 선배세대로부터 풍요롭고 안전한 현재를 물려받은 만큼 더 안정화된 사회를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감내해야 할 것이 많은 세대이다. 스마트폰 보급 이후 컴퓨터를 제대로 사용할 줄 모르는 학생들도 많고 음악, 미술, 체육 등 성장기에 필요한 운동이나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에 반드시 익혀둬야 할 과목들조차 불필요한 과목처럼 되어 버린 것 같은 교육 환경을 보면서 미래를 짊어질 세대들이 과연 현재를 이어받고 발전시키기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기성세대가 걱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잘해낼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또한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는 새로운 개념의 사회적 관계망 형성을 통한 소통, 정보 공유 등 확장성 넓고 편리하게 만들어져 일상화됐으나 앞으로 AI라는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는 우리의 생각보다 빨라질 것이란 예상 외에 우리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 어디에 얼마만큼 있는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2025년 이후 인구절벽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 군대 유지, 소비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위기감은 가까운 미래에 우리나라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라는 의구심마저 갖게 한다. 

행여 우리는 미래를 담보로 시험대에 올라와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 민족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시험대에 오르기도 했으며 다행히 그때마다 번영의 길을 택했고 그 세대의 희생과 노력으로 지금의 부유한 오늘을 사는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세계 제4차 혁명시대에 즈음해 미래를 짊어질 젊은 리더들의 역할은 당연 국익 우선(Koreafirst) 이겠으나 모든 일에는 상대가 있고 그 대부분이 다른 국가인 만큼, 우리 젊은 세대에게 길러져야 할 덕목은 국제관계의 신뢰이자 실력이며 그 통찰력은 창의와 창조의 반복으로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인성과 창의는 무엇으로 길러주는가? 부모 입장에서 무수히 던졌던 질문이다. 학교가 국·영·수 정규과목 외 인성과 창의를 위해 어떤 걸 가르치고 있냐는 것이다. 한 분야에서 30년을 정진하면 장인이 되는 분야가 있다. 그 세월만큼을 하고도 급여 오르는 것 외에는 완성도가 나오지 않는 직업도 있다. 

그럼 어린 학생들의 인성과 창의를 위해 우리가 가르쳐야 하는 학문은 무엇인가? 바로 3H (Head, Heart, Hand) Craft.

머리와 마음과 손을 함께 쓰는 분야를 정규 과목 또는 방과 후 학습에 편성해 학생들이 접하고 배울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공예는 결과로 나타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크고 작은 진리들을 깨우쳐 주는 학문이며, 동기를 부여해 스스로 창의와 창조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는 학문인 것이다. 

인류에 앞장설 인재를 키우는 미래교육에 투자하려면 ▶각기 전문가 위원회 구성 ▶분야별 교육과정 신설 ▶정기 워크숍을 통한 전문가 육성 ▶정책과 제도 개혁 ▶지원책 마련 ▶기타 이미 교육전문가이며 누구보다 학생들을 잘 지도할 수 있는 현직교사들을 연수시키는 방법도 하나의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교육의 모든 대안에는 craft가 진리다. "도예로 인성을… 목공으로 창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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