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이전에 발맞춰 프로와 아마추어 바둑인들의 가교 역할을 하며 바둑 인프라 확대에 힘쓰겠습니다."
 

최영호(61)의정부시바둑협회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한 뒤 "한국기원 유치에 이어 국내 최초 바둑전용경기장 건립을 준비하며 ‘바둑 메카’로 거듭나고 있는 의정부시 바둑의 미래와 협회 차원의 노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궁극적으로 바둑은 마인드스포츠라는 ‘종목’을 넘어 인간이 살아가며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생업과 함께 2015년부터 봉사직으로 바둑협회장을 맡으며 아마추어 바둑 5단이자 열렬한 바둑인으로서 바둑 예찬론자로 불리는 최 회장은 "한국기원의 의정부시 이전은 단순한 이전을 넘어 하드웨어를 완전히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라며 "현재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한국기원은 건물 노후화로 세계대회 등 대규모 행사를 열 수 없는 환경이지만 의정부에 새로 짓게 될 바둑전용경기장에서는 가능하다. 이는 결국 우리나라가 국제대회 개최를 통해 바둑 분야의 세계적 위상을 갖출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을 비롯해 바둑 소재 영화나 웹툰 등으로 인프라가 늘어난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현실은 콘텐츠에 비해 인기가 없다. 초심자가 배울 수 있는 바둑교실마저 줄어들어 인프라는 오히려 작아지고 있다"며 "프로들의 활약도 중요하지만 바둑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져 저변이 확대돼야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평했다.

바둑의 매력에 대해 그는 "바둑이 마인드스포츠라고 하는데 이는 두뇌의 의미도 있지만 바둑을 둘 때의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며 "처음 바둑을 배울 때 1장 1절이 승리를 탐하면 얻지 못한다는 ‘부득탐승(不得貪勝)’으로, 어떤 마음으로 바둑을 두느냐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바둑 특성상 하루에 수십 회씩 시합이 가능한데, 이기고 지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결국 승부에 초연해진다. 아이러니하지만 이 초연함이 승부의 관건"이라며 "복기, 정석, 포석 등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들도 사실 바둑용어로,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덕목들을 바둑을 통해 자연스레 깨우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아마추어가 없으면 프로도 없다. 프로의 바둑을 즐기며 볼 수 있는 아마추어 바둑인들이 늘어나야 문화가 확산되는 것"이라며 "의정부시평생학습원과 협력해 바둑 관련 강좌를 개설하는 등 초심자를 위한 바둑 프로그램 마련에 힘써 바둑 메카 도시 의정부 조성에 일조하겠다"고 다짐했다.

의정부=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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