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1일은 국세청에서 근무한 지 만 30년이 된 날입니다. 인천지방국세청장까지 온 것을 돌이켜봤는데 특별한 것은 없었습니다. 현재에 충실하고 소임을 다하다 보니 목표에 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오덕근(58)인천지방국세청장은 국세청 임용 이후 조사와 감사, 인사, 심사라는 요직을 거쳤다. 1990년 국세청에 입사해 법인세과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을 두루 거친 기획세무조사통으로도 정평이 났다. 각 지방국세청 조사4국의 경우 국세청의 최정예 세무조사 요원들이 모인 곳으로 알려져 있다. 조사4국은 기업 입장에서는 ‘저승사자’와 같은 곳으로, 치밀하고 정교한 세무조사 이후 막대한 세금을 추징한다. 

이와 함께 오 청장은 감사부서와 국세청 인사계장, 심사계장, 원천세과장, 납세자보호담당관을 역임했다.

국세청 핵심 부서를 거친 오 청장에게는 또 다른 ‘별칭’이 있다. 바로 ‘7급 신화’이다. 7급 공채 출신으로 인천지방국세청장(고위공무원)에 오른 그를 얘기할 때 늘 따르는 수식어다. 오 청장은 이에 대해 "현재에 충실한 것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며 "개청 2주년을 맞이한 인천지방국세청장이라는 중책을 맡으면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 한 달에 섬 한 군데씩 방문을 목표로 인천 익히기 나서

오 청장은 올 1월 4일 인천지방국세청장으로 취임하기 전까지는 인천과 인연이 없었다. 그래서 첫 부임지인 인천을 더 많이 알기 위해 직원들과 곳곳을 다녔고, 그럴수록 인천에 대한 애착이 더욱 커졌다.

오 청장은 "인천과의 인연은 없었지만 인천에 와 보니 도시적인 특성보다는 지역이 갖고 있는 향토색이 물씬 묻어나고 있는 부분에서 애착이 생기고 있다"며 "인천을 잘 모르기 때문에 거주하는 직원들과 숨은 맛집을 찾기 위해 탐방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인천 둘러보기 지침서는 「인천 섬 여행」이다. 인천시에서 발간한 이 책을 들고 매월 마지막 주 인천의 섬을 탐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 청장은 "지난달에는 영종도에서 무의도로 가는 코스에 올라 무의도 능선을 따라 세 시간을 걸었다"며 "데크 쪽에서 바라보는 섬 전경이 일품"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 소통과 화합은 성공의 열쇠

오 청장은 국세청 요직을 거쳤다. 고시 출신 다수가 요직을 형성하고 있는 국세청에서 7급 공채 출신으로 유리천장을 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비결에 대해 매순간 소임을 다했고, 동료들과 소통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오 청장은 "공직생활에서 소신으로 삼은 것이 바로 현재에 충실하고 소임을 다하자는 것이다. 공직생활은 장거리 달리기로 비유할 수 있다. 너무 빨리 뛰어서도 안 된다. 늘 주위를 둘러보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묵묵히 걸어가면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의 이런 소신은 올해 인천청장 취임사에서 잘 드러났다. "소통과 화합으로 하나되는 끈끈한 인천청을 만들겠다"는 멘트는 공직생활에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다짐이었다. 

오 청장의 이 같은 취임사는 코로나 시대로 침체된 납세현장에 대한 메시지이기도하다. 그는 "코로나로 지역경제와 세무행정이 침체될 수 있는 상황에서 소통과 화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소통과 화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사람들은 세무공무원"이라고 말했다.

오 청장은 이 같은 소신을 인천청 산하 14개 일선 세무서를 돌며 실천으로 옮겼다. 그는 "지난주까지 14개 일선 세무서를 방문해 직원들과 공감하고 경청했다"며 "애로사항이 많은 만큼 후배 직원들에게 많은 얘기를 하면서 소통했고, 인천청이 전국 최고의 기관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며 화합했다"고 설명했다.

# 납세자 권익보호자와 공정사회 파수꾼

오 청장은 국세청 납세자보호담당관으로 근무하면서 위법과 중복 세무조사로부터 납세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납세자 권리보호요청제도를 활성화하고 납세자권리헌장을 개정하는 등 납세자 권익 보호 강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그는 취임 후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납세자 보호와 권익 증진, 대국민 서비스 향상에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 청장은 "현장에서 납세자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 납세자 입장에서나 국세행정 주체 입장에서도 굉장히 중요해졌다"며 "납세자 권익 보호와 동시에 국민들에게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이 느낄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전화 친절도 향상에 노력하자고 했다"며 "직원들도 서비스 향상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 청장은 국세청에서 기업들이 저승사자라고 여기는 서울청 조사4국 출신이기도 하다. 

그는 서울청 조사4국에 대해 "공정한 사회를 이끄는 핵심적인 부서"라며 "힘든 부서지만 시간이 지나면 직원들의 눈빛이 달라질 정도로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면서 임하는 곳"이라고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오 청장은 납세자를 세정의 중심에 놓고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오 청장은 "지역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납세자들이 세무행정에 요구하는 바가 큰 걸로 알고 있다"며 "현장에서 적법 절차를 준수하고 납세자 권익을 보호해 인천지역 납세자의 권익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역지사지로 납세자 편에서 납세자가 요구하는 상황을 살피고 국세청 세무행정을 세밀하게 살피겠다"고 했다.  

안재균 기자 ajk@kihoilbo.co.kr

나은섭 기자 snn@kihoilbo.co.kr

 사진=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