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
104분 / 드라마 / 15세 이상 관람가
 
이 영화는 프랑스혁명을 다룬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 미제라블」과 같이 몽페르메유를 배경으로, 15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지속되는 시민들의 분노의 노래를 경감 ‘스테판(다미엔 보나드 분)’과 소년 ‘이사(이사 페리카)’를 통해 보여 주는 작품이다. 제72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며 평단의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몽페르메유는 21세기임에도 여전히 빈곤하고 이민자들과 빈민, 경찰과의 마찰로 불안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곳에 전근 온 경감 스테판은 순찰팀에 소속되고, 그는 순찰하며 검문이란 명목으로 여학생을 성희롱하는 등 무법자 같은 경찰의 행태를 보고 충격을 받는 한편 서커스단의 아기 사자 도난사건에 휘말린다.

이 영화는 오랜 세월 프랑스 파리 외곽 지역에 층층이 쌓인 분노를 긴장감 속에서 들여다본다. 빈곤과 차별로 인한 불만이 팽배한 이 지역의 분노가 언제든 폭발할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다. 경찰들이 사자와 연관돼 보이는 아이들을 쫓는 사이 한 발의 총성이 울려 퍼지고 실종된 사자와 도망친 소년, 그리고 불발된 총탄이 만든 최악의 하루는 이내 현대의 장발장들이 만들어 낸 분노의 묵시록으로 이어진다.

영화는 2005년 파리 소요 사태를 언급한다. 또 다른 파리 외곽 도시인 클리시수부아에서 벌어졌던 소요 사태는 경찰을 피해 달아나던 10대 소년 두 명이 변전소 담을 넘다가 감전돼 한 명이 사망하고 한 명이 크게 다치며 발생했다. 당시 소년들은 축구 경기를 보고 집에 돌아가다 경찰차를 보고 도망쳤고, 경찰은 이유 없이 달아나는 소년들을 추격했다. 지역사회는 분노했고, 두 달여간 300여 채의 건물과 차량 1만여 대가 불타는 폭동이 벌어졌다.

래드 리 감독의 첫 장편영화인 ‘레 미제라블’은 폭력을 행사하는 경찰의 모습을 드론 촬영 기법 등을 활용해 담아내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거리감을 선사한다. 이 영화는 제72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 수상을 비롯해 영화 ‘기생충’과 함께 프리미어 상영됐다. 또 제45회 세자르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비롯한 4관왕, 제77회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부문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 영화는 15일 개봉한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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