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 겸임교수
최원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 겸임교수

사랑하는 마음으로 행동했지만 때로는 그 방법이 서툴러서 오해를 받곤 합니다. 이런 경우가 특히 중년 남성들에게서 종종 일어납니다. 어려서부터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억압당하며 자란 탓이기도 할 겁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것이 사랑의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오래도록 관계를 좋게 유지하려면 사랑의 올바른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은 다음의 이야기에서 그 방법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아내와 나는 20년 동안 가게를 하면서 참 많은 손님을 만났다. 그 가운데 특히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는 손님이 한 분 있다. 얼마 전 저녁 무렵에 40대로 보이는 남자 손님이 가게로 들어왔다. 아내는 얼른 ‘어서 오세요’하고 반갑게 맞았다. 그런데 손님은 남성용 물건 대신 여성용 지갑이 진열된 곳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더니 따로 보아 둔 지갑이 있는지 아내에게 지갑 모양을 자세히 설명했다. 다행히 손님이 원하던 것과 비슷한 지갑이 있어 손님은 그것을 사기로 했다. 값을 치른 다음 손님은 만 원짜리를 한참 세더니 그 지갑 안에 넣었다. 그리고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부인에게 전화하는 모양이었다.

‘내가 지갑을 하나 샀으니 지금 시장 입구로 나와요.’ 내 아내는 ‘지갑만 사드려도 좋아하실 텐데 돈까지 그렇게 많이 넣어 주세요? 부인 생일이신가 봐요.’ 하면서 부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아니에요. 우리 집사람이 지갑을 잃어버리고 집에 와서 너무 우울해하기에 위로해 주려고요. 잃어버린 것과 같은 지갑에 잃어버린 만큼의 돈을 넣었으니 그 일을 깨끗이 잊고 힘내라고요.’ 하면서 빙긋 웃었다.

잠시 뒤 손님은 곱게 포장된 지갑을 양복 안주머니에 넣고는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기 위해 가게 문을 나섰다. 아내는 그 손님이 나간 문 쪽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나 또한 손님의 뒷모습을 보며 작은 감동이 밀려와 가슴이 두근거렸다. 나라면 어땠을까? 사주기는커녕 지갑 하나 제대로 간수 못 해 빠뜨리고 다닌다며 가뜩이나 심란한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겠지? 그 후로 나는 누군가 실수를 하면 그때 그 손님을 떠올린다. 상대를 먼저 헤아리는 마음, 그것이 사랑의 시작이니까."

참으로 따듯하고 지혜로운 남편입니다. 사랑하는 마음을 지갑 속에 담을 줄 아는 남편이기에 아마도 아내로부터 무한한 신뢰와 존경을 받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일로 인해 두 사람 사이의 사랑도 더욱더 깊어졌을 테고요. 사랑의 힘은 대단합니다. 극심한 가난 속에서 또는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견디게 하는 힘은 어김없이 사랑하는 사람의 존재입니다. 죽고 싶을 만큼 힘들어도 어린 자식들 때문에 견뎌내는 부모님들처럼 말입니다. 사랑의 힘은 얼마나 대단할까요? 어느 목사님이 설교 때 사례로 든 이야기에서 그 힘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영국 에든버러에 사는 중년 부부의 이야기인데요. 집에서 갑자기 아내가 쓰러졌고, 병원에 옮겨진 그녀는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아내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남편은 작별 인사로 그녀의 귓가에 "여보, 사랑해"라고 속삭였습니다. 놀랍게도 그럴 때마다 아내의 혈색이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고 손도 점차 움직였습니다. 간호사는 사람이 죽은 직후에 가끔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의사에게 응급처치를 부탁했고, 응급처치가 행해지는 동안 아내 옆에서 "여보, 사랑해!"를 계속 외쳤습니다. 아내는 기적처럼 눈을 떴고, 드디어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의사 역시도 이런 현상은 기적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 글을 전해드리면서 이제부터 저도 저런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솟구쳤습니다. 그리고 저런 사랑의 마음을 지갑 속에 담을 줄 아는 지혜를 배워서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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