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중국 자동차 시장은 연간 약 2천500만 대 수준이다. 전 세계 시장이 연간 9천만 대 내외인 것을 보면 중국 시장이 얼마나 큰 시장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모든 글로벌 자동차 제작사들이 중국 시장에 몰두하는 이유라 할 수 있다. 중국시장의 실적이 모두 글로벌 시장 실적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도 마찬가지다. 지난 수년간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 기아차 실적은 크게 줄어들었다. 

그래서 필요 없는 과잉공장을 폐쇄하고 사람을 줄이는 등 다양한 고정비 지출을 줄이는 작업을 펼쳤고 다이어트 상태에서 다시 도약할 수 있는 방법에 골몰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실적이 왜 줄었는가 냉정하게 판단하는 일이 우선일 것이다. 우선 중국 지리자동차 등 토종 브랜드의 실력이 높아지면서 중국산 자동차 품질이 많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중국 토종 브랜드와 비교해 굳이 수십 % 고가인 현대차, 기아차를 살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즉 차별화와 특화 요소가 부족한 부분이다. 두 번째로 중국인들만을 위한 차종 투입이 부족하고 SUV 등 시대를 반영한 신차종 투입이 적었다는 점이다. 자국의 시대적 반영을 중요시하는 중국인들 사이에 차량은 중요한 표현수단인 만큼 철저한 분석과 중국 전용 차종을 제작해 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로 중국만의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은 정경 유착의 전형적인 국가일 정도로 심각한 왜곡 부분이 있다. 사드 문제 등으로 인한 중국 정부의 지침이 일선 시장에서 불매운동으로 반영될 정도로 심각한 체제를 갖고 있다. 그래서 중국 시장은 가장 큰 시장이지만 글로벌 시장과는 별도로 별동대 역할을 할 수 있는 중국만의 영업전략과 지침이 필요하다. 

최근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차종을 중국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과연 지금 상태에서 제네시스 모델은 중국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인가? 우선 제네시스는 우리 시장과 북미 시장, 러시아 시장 등에서 성공적인 안착이 됐다. 차종도 세단과 SUV 등 현재 5기종이 있고 곧 전기차 등 두세 차종이 더욱 가미된다. 이미 모델군이 형성되면서 충분한 경쟁력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아직 유럽이나 중국은 물론 일본 등에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한 상태다. 

미국의 경우도 다년간 제네시스 안착을 위한 노력이 가중되고 있는 상태였고 최근 타이거 우즈 사건으로 인한 GV80의 선전은 중요한 몫을 담당했다. 중국 시장의 제네시스 진출은 그만큼 할 일이 많다는 뜻이다. 중국인들 사이에 BMW나 벤츠 등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소유 욕구가 더욱 강하고 명품 소유에 대한 욕구가 강한 만큼 얼마나 제네시스 브랜드를 차별화시키는가가 중요한 관건일 것이다. 아직 현대차와 기아차의 차별화가 약한 상태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차별화시키는 전략은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 

예전 토요타의 프리미엄 차종인 렉서스를 미국 시장에 진출시키면서 일본차도 아니고 토요타차도 아닌 전략으로 진행한 부분은 참조할 만한 부분이다. 물론 BMW나 벤츠 등 프리미엄 차종은 현재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 해당 지역에 납품하는 형태이나 제네시스는 모두가 한국에서 완성차로 제작해 수출하는 만큼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자부심이 중요한 항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중국에서 한국산 하면 고급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품질과 성능 등에서 인정하는 만큼 관세 등은 높지만 한국산이라는 이미지는 중요한 마케팅 전략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작년부터 제작된 제네시스는 분명히 이전과 완전히 다른 글로벌 수준의 품질과 성능인 만큼 중국 시장에 확실한 이미지 제고가 필요하다. 중국 시장에서 제네시스 안착은 세계 시장 진출에서 중요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시장을 많이 잃은 중국에서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제네시스의 중국 안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를 바라면서 중국 진출 전략에 대한 더욱 확실한 준비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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