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이름으로
90분 / 드라마 / 12세 이상 관람가
 

가해자의 시각으로 5·18을 마주하고 전직 공수부대원의 참회를 담은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가 개봉한다. 이 영화는 죄의식에 시달리며 대리운전 기사로 살아가는 전직 공수부대원이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성하지 않은 가해자들에게 복수하는 내용이다. 과거를 책임지지 않는 자들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반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영화는 지난해 5월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광주시와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제작을 지원했다. 국민배우 안성기부터 박근형, 윤유선, 이세은, 이승호와 특별 출연으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정보석까지. 이름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신뢰를 주는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이 이 영화를 통해 1980년 5월 이후 4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반성 없는 세상을 향해 통쾌한 복수의 카타르시스를 전한다.

 평범한 대리운전 기사이지만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복수를 결심하는 ‘오채근’으로 분한 안성기는 반성 없는 세상에 분노를 터뜨리는 캐릭터를 섬세한 내면 연기로 표현해 기대를 모은다. 박근형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아무런 가책 없이 호의호식하며 살아가는 가해자 ‘박기준’역을 맡았다. 선뜻 도전하기 어려운 역할이지만 영화의 메시지에 공감하며 망설임 없이 출연을 결정한 박근형은 특유의 무게감으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또 5·18의 아픔을 갖고 살아가는 ‘진희’역의 윤유선 또한 따뜻한 진심을 담아 열연을 펼쳤다. 윤유선은 캐릭터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이 빛을 발하며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이세은은 오채근의 과거를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인 ‘세미’로 등장해 극이 진행될수록 관객들의 감정을 고조시키며 호기심을 자아낸다.

 여기에 50여 년 동안 연극 무대를 지키며 명품 연기를 선보여 온 배우 이승호는 ‘진희’의 아버지 역을 맡아 채근의 복수에 방아쇠를 당기는 역할을 해낸다. 특별 출연에 기꺼이 임한 정보석은 반성 없이 호의호식하는 자들을 향해 속 시원한 사이다 발언을 던지며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 영화는 12일 개봉한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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