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 Artificial Intelligence)’은 더 이상 생소한 용어가 아니다.

 공항을 이용하기 위해 찾게 되는 서울역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역에서는 화면을 터치하는 방식을 어려워하는 사회적 약자 또는 외국인들에 대한 편의를 위해 설치된 ‘AI 음성인식 자동 승차권 발매기’를 만날 수 있으며, 공항은 물론 박물관 등지에서는 ‘AI 안내 기계’를 볼 수 있다.

 식당에서 서빙에도 활용되고 있으며, AI로봇이 만든 커피를 파는 커피전문점도 등장했다.

 심지어 집 안에서 사용하는 세탁기와 스피커 등의 전자기기에도 AI가 도입됐다.

 많은 운전자가 평소 쉽게 사용하는 실시간 교통상황을 반영한 ‘차량 내비게이션’도 AI기술이 접목된 서비스다.

 하물며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AI 기술은 기존의 3R’s(읽기·Reading, 쓰기·Riting, 셈하기·Rithmetic)에 더해 컴퓨팅(Computing·컴퓨터를 사용하는 행위 또는 컴퓨터를 사용해 이뤄지는 처리 과정) 능력을 기본적인 역량으로 요구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미래핵심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 및 전문적 역량을 갖춘 교원 양성을 위한 정보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AI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 전반의 변화에 대응해 모든 학생의 기초 소양으로서 학교내 AI교육의 필요성 및 소프트웨어(SW) 교육을 기반으로, 각 학교급별 학생 수준에 맞는 AI교육의 도입을 위해 ‘정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같은 정보교육의 일환인 ‘AI교육 선도학교’로 선정된 용인 서원고등학교는 AI가 보편화된 지능정보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필요한 AI교육을 펼치고 있다.

<편집자 주>

AI교육 선도학교로 선정된 용인 서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AI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AI교육 선도학교로 선정된 용인 서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AI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AI교육 선도학교

 교육부는 지난해 5월 ‘제1차 정보교육종합계획(2020∼2024)’ 발표에 이어 같은 해 11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AI시대 교육정책방향과 핵심과제’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교육청은 AI교육의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AI융합교육 중심고등학교’와 ‘AI교육 선도학교’를 선정, 운영하고 있다.

 현재 도내에는 용인 서원고등학교를 비롯해 총 90개 초·중·고교가 ‘AI교육 선도학교’로 선정된 상태다.

 기존의 일방향 고정형 컴퓨터실에서 벗어나 학생 간 협업 및 프로젝트 학습이 가능한 유연하고 창의적인 교육공간에서 다양한 AI교육 활동을 선도하는 ‘교육활동 모델교’ 26곳(초 13곳, 중 8곳, 고 5곳)과 교내 유휴교실 등을 리모델링해 AI교육을 실시하는 ‘창의융합형 정보교육실 구축교’ 64곳(초 32곳, 중 20곳, 고 12곳)으로 구분된다.

 ‘교육활동 모델교’는 연간 6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으며, ‘정보교육실 구축교’는 연간 3천600만 원(공간구축비 3천만 원, 교육활동비 6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AI융합교육 중심고’와 ‘특성화고’ 및 ‘SW마이스터고’는 지원대상에 제외된다.

 이들 AI교육 선도학교의 운영 과제는 ▶공간 혁신 ▶실과·정보 교과 재구성을 통한 AI교육 실시 및 교과·창의적 체험활동에 학교급별 AI교육 프로그램 개발·운영 ▶특색활동 실시 ▶1개 이상의 학생 동아리 개설·운영 ▶문화조성 ▶SW교육의 날 운영 또는 페스티벌 참여 등이다.

 이에 따라 각 AI교육 선도학교는 지역 내 거점학교로서 AI교육이 교육현장에 안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학교 중심의 AI교육을 위한 다양한 수업모델 개발 및 우수사례를 발굴·확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 학교의 상황을 고려한 다양한 온·오프라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는 ‘특색활동’과 함께 인근 학교의 교원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특강과 수업공개 등을 통해 지역 내 AI교육의 활성화를 선도하는 등의 ‘문화조성’에도 힘쓴다.

 

경기 중등 AI융합교육 교사 연구회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될 AI수업을 만들고자 논의하고 있다.
경기 중등 AI융합교육 교사 연구회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될 AI수업을 만들고자 논의하고 있다.

 #서원고만의 AI교육 프로그램

 용인 서원고는 컴퓨팅 사고력 기반의 AI와 데이터 과학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AI역량을 함양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에는 AI교육을 통한 학교 공동체의 AI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변화를 목표로 교내 수학·과학교과 교사들과 함께 AI 리터리시 함양을 위한 ‘전문적 학습공동체’ 운영하고, 컴퓨터 언어의 일종인 ‘파이썬(Python)’을 활용한 프로그래밍을 통해 실생활에서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를 시각화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배우는 ‘데이터 과학의 이해’ 특강을 운영했다.

 또 3분 동안 연구내용·이론을 흥미롭게 얘기하는 세계대회인 ‘사이언스 페임랩(Science FameLab)’을 모방한 ‘정보 페임랩(Informatics FameLab)’ 행사를 마련해 학생들이 주어진 AI관련 주제(머신러닝의 구분, 뉴런과 인공신경망 및 심층신경망의 관계, 선형회귀 알고리즘 등)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재미있는 영상을 제작하도록 하고, ‘SW-AI 교육의 날’을 통해 쉽게 AI를 이해라고 익힐 수 있도록 했다.

 올해는 AI 역량강화를 목표로 단계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우선 AI 리터리시를 위해 ‘정보교육’ 과정과 ‘AI 기초’ 교육과정 내용의 요소를 기반으로 AI수업을 설계하고, ▶문제 정의 ▶데이터 수집 ▶분류 알고리즘 설계 및 구현 ▶최적의 알고리즘 선택 및 정확성 높이기 등 ‘AI 주제 탐구’에 나섰다.

 특히 서원고는 ‘ABC(AI, Big data, Computing)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 수준에 따른 주제별·단계별 AI교육을 실시하며 학생들의 AI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ABC 프로그램’은 지난해 SW 선도학교를 운영하면서 도입한 미국 컴퓨터과학교사협회(CSTA)의 ‘AI Big Idea’를 ‘2015 개정 정보교과 교육과정’과 연계, 정보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김종혜 교사가 직접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용인 서원고등학교 학생이 AI교육을 받고 있다.
용인 서원고등학교 학생이 AI교육을 받고 있다.

 서원고는 ▶인식(Perception) ▶표현 및 추론(Representation & Reasoning) ▶학습(Learning) ▶자연스러운 상호작용(Natural Interaction) ▶사회적 영향력(Social Impact) 등 5가지 Big Idea를 바탕으로 한 ‘AI Big Idea’를 통해 AI 사물인식 기술의 원리와 응용사례를 살피며 해당 기술의 양면성을 탐구하고, 윤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AI기술 또는 서비스를 찾아 개인 또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 해결책을 찾는 등의 수업을 진행했다.

 이를 기반으로 개발된 ‘ABC 프로그램’은 교과연계를 통한 AI와 빅데이터 및 컴퓨팅을 주제로 다양한 AI융합교육이 가능해 컴퓨터 공학 및 이공계 진로 희망 학생들에게 진로 설계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의 기회 제공을 비롯해 3학년에만 국한 된 정보교육 과정을 1∼2학년 학생들에게도 제공하며 SW 및 AI교육의 기회를 마련했다.

 ‘ABC 프로그램’은 각 주제별로 크게 2단계로 나뉘어 운영된다.

 ‘AI’는 ‘인공지능 기초 프로그램(수학, 과학)’ 및 ‘정보 페임랩’으로 진행되는 1단계와 ‘융합기반 AI탐구 프로그램(수학, 과학, 인문, 사회)’ 및 ‘인공지능 북콘서트’로 진행되는 2단계로 구성됐다.

 ‘컴퓨팅’은 ‘피지컬 컴퓨팅 기초 프로그램(수학, 과학)’을 1단계로, ‘피지컬 컴퓨팅 탐구 프로그램(수학, 과학)’을 2단계로 운영하는 한편, 1·2단계 공통으로 ‘컴퓨팅 사고력 대회’를 진행한다.

 다만,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수학, 과학, 사회)을 활용한 교육으로 진행되는 ‘빅데이터’는 따로 단계를 구분하지 않았다.

AI교육 선도학교로 선정된 용인 서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AI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AI교육 선도학교로 선정된 용인 서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AI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이 밖에도 ‘AI교육 동아리’ 및 ‘SW교육 동아리’ 운영을 통해 학생들이 ▶AI 기초 프로그램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 경진대회인 ‘비버 챌린지(Bebras Challenge)’ ▶온라인 코딩파티 ▶AI-SW 교육의 날 등의 활동에 참여하며 이공계 진로 역량을 강화하도록 돕고, 학생과 학부모 및 교사 등 학교공동체를 대상으로 ‘AI교육문화’를 조성하는 한편, AI특강 및 수업사례 공유 등을 통해 지역 내 교육문화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김종혜 교사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왜 필요한지, 어떻게 해야 이해하기 수월할지 등의 고민을 갖고 AI교육에 접근하며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며 "성인과 달리 아이들은 이미 AI시대에 태어나 시작한 만큼, 성인들의 관점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은 AI의 원리를 새로 배워야 하는 생소함이나 어려움이 있을 수는 있지만,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어떠한 활동을 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다만, 전체 학교들을 살펴볼 때 아직까지는 교육과정 안에서 정착·체계화 되지 못한 상황이다 보니 학생들이 AI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조차 부족한 상황이 안타깝다"며 "교육당국이 AI교육에 대한 방향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설정한 뒤 기초교육이 이뤄지고, 이와 관련된 융합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 같은 서원고의 노력은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장서연(3년) 양은 "사실 오랫동안 경제학과를 준비해오다 보니 코딩이나 AI라는 것들이 저의 진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하지 못한데다 AI는 어쩐지 추상적으로 느껴졌었다"며 하지만 학교에서 AI교육을 받으면서 AI기술을 활용해 경제를 분석하고 정책의 효용성을 예측할 수 있는 점 등을 알게되면서 구체적인 진로를 설계하는데 큰 도움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AI~빅데이터 연계 수업 펼쳐 진로 개척 뒷심

인터뷰-임종원 용인 서원고 교장

"변화되는 미래교육의 핵심은 AI교육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임종원 서원고 교장은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AI교육 선도학교’ 공모에 신청하고, 실제로 해당 교육을 운영하는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임 교장은 "지금까지의 ‘2015 교육과정’에서는 ▶창의적 사고 역량 ▶자기관리 역량 ▶지식 정보 처리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 5가지 핵심역량을 키우는 것을 강조했지만, 앞으로의 교육의 방향은 키워진 핵심역량이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융합의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며 "AI교육이 그 중심에서 융합의 개념으로 작용, 학생들이 자신의 능력과 진로를 개척해 나가는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고등학교에서의 AI와 빅데이터 및 컴퓨팅 등에 대한 연계성을 담은 AI교육이 3학년의 교육과정에만 포함돼 있는 점이 아쉽다"며 "이 때문에 서원고에서는 AI분야에 관심이 있는 1∼2학년도 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여러 교과가 연계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선도학교는 향후 AI교육을 도입할 다른 학교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교육을 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며 "고등학교에서의 AI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실천적으로 확인하고, 좋은 모델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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