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활용 능력이 뛰어나지 않아 처음에는 AI(Artificial Intelligence·인공지능)교육이 어렵게만 느껴졌었는데 배우다 보니 정말 재미있어요."

 경기도교육청 ‘AI교육 선도학교’로 지정·운영 중인 군포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채이(6년)양은 2년 전부터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AI교육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은 우리 사회는 컴퓨터에 의존하는 영역이 확장되면서 점차 인간이 지닌 지적 능력을 컴퓨터를 통해 구현해 내는 데 익숙해지고 있다. AI는 이 같은 인간의 시도를 구현해 낸 기술로, 빠른 속도로 발전하며 우리 일상생활 곳곳에 적용·활용되고 있다. 즉, AI기술의 발전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대응하고, 다양한 환경과 상황에 AI를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진 것이다.

 이 때문에 교육현장에서는 미래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이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기능에 대한 학습 및 AI와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가치와 삶의 방식에 관한 교육의 중요성이 커졌다.

 교육부는 지난해 5월 ‘제1차 정보교육종합계획(2020∼2024)’ 발표에 이어 같은 해 11월 관계 부처 합동으로 ‘AI시대 교육정책방향과 핵심과제’를 발표했다.

 경기도교육청도 이 같은 정부 기조에 발맞춰 AI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 전반의 변화에 대응해 모든 학생의 기초 소양으로서 학교 내 AI교육의 필요성 및 소프트웨어(SW) 교육을 기반으로 각 학교급별 학생 수준에 맞는 AI교육 도입을 위해 ‘정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AI교육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AI융합교육 중심고등학교’와 ‘AI교육 선도학교’를 운영 중으로, 현재 도내에는 총 90개 초·중·고교가 ‘AI교육 선도학교’로 선정된 상태다.

 ‘AI교육 선도학교’로서 초등학생들을 위한 교육모델 개발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군포초등학교를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군포초 전경.
군포초 전경.

# AI교육 선도학교

AI교육 선도학교는 ‘교육활동 모델교’ 26곳(초 13곳, 중 8곳, 고 5곳)과 교내 유휴 교실 등을 리모델링해 AI교육을 실시하는 ‘창의융합형 정보교육실 구축교’ 64곳(초 32곳, 중 20곳, 고 12곳) 등 총 90개 학교가 운영 중이다.

이는 이미 각급 학교에서 정보교육의 일환으로 운영 중인 소프트웨어(SW) 교육보다 심화된 내용의 AI교육을 위한 것이다.

기존의 SW교육은 어떠한 문제에 대해 컴퓨터가 빠른 속도로 계산할 수 있도록 사람이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수학적으로 정의를 통해 코드를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 방식이라면, AI교육은 문제 해결 과정에 사람이 프로그래밍 등을 통한 개입을 배제한 채 스스로 학습하는 AI가 올바른 해답을 내놓을 수 있도록 양질의 데이터(빅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해 컴퓨팅 사고력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접근적 사고의 힘을 길러 주는 방식이다.

AI교육이 보다 많은 학교에서 보편화되고 학생의 연령대별로 필요한 지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육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AI교육 선도학교의 운영 과제는 ▶공간 혁신 ▶실과·정보 교과 재구성을 통한 AI교육 실시 및 교과·창의적 체험활동에 학교급별 AI교육 프로그램 개발·운영 ▶특색활동 실시 ▶1개 이상의 학생 동아리 개설·운영 ▶문화 조성 ▶SW교육의 날 운영 또는 페스티벌 참여 등이다.

성결대학교 대학생 멘토링 코딩 수업인 ‘AI 엔트리(ENTRY) 프로그래밍’이 진행 중인 모습.
성결대학교 대학생 멘토링 코딩 수업인 ‘AI 엔트리(ENTRY) 프로그래밍’이 진행 중인 모습.

각 AI교육 선도학교는 지역 내 거점학교로서 AI교육이 교육현장에 안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학교 중심의 AI교육을 위한 다양한 수업모델 개발 및 우수 사례를 발굴·확산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 다양한 온·오프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는 ‘특색활동’과 함께 인근 학교의 교원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특강과 수업공개 등을 통해 지역 내 AI교육 활성화를 선도하는 등 ‘문화 조성’도 병행한다.

이를 위해 경기도교육청은 ‘교육활동 모델교’와 ‘정보교육실 구축교’에 각각 연간 600만 원과 3천600만 원(공간구축비 3천만 원, 교육활동비 600만 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 AI교육의 기반이 준비된 학교

군포초등학교는 다년간 SW교육을 시행한 경험을 토대로 모든 학년에서 체계적인 AI교육과정을 수립·운영 중이다.

군포초는 2019년부터 ‘SW교육 선도학교’로 선정되면서 정보교사 초빙과 SW교사연구회 운영, 적극적인 대외 연수 및 콘퍼런스 참사 등을 통해 AI교육을 위한 인적 및 물적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AI교육의 기반이 될 컴퓨팅(Computing·컴퓨터를 사용하는 행위 또는 컴퓨터를 사용해 이뤄지는 처리 과정) 사고력 및 SW 소양을 키워 왔다.

또 군포지역에서 유일하게 ‘2020 역량중심 영재교육 시범운영교’로 지정, 수학과 과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AI교육의 기초인 데이터수업을 실시하는 등 영재교육에 SW교육을 접목했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해 군포초는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SW교육 선도학교 우수 운영교’로 선정돼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상을 수상하는 한편, ‘AI데이터 리터리시 모델학교 우수교’로서 경기도교육감상을 수상했다.

군포초는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AI교육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스마트 코딩로봇인 ‘오조봇(Ozobot)’에 대한 수업이 진행 중이다.
스마트 코딩로봇인 ‘오조봇(Ozobot)’에 대한 수업이 진행 중이다.

# 군포초만의 AI교육 프로그램

군포초가 운영 중인 ‘AI교육 프로그램’의 핵심은 학교 명칭에서 착안해 개발한 ‘미래 인재 지향 AI교육 자람터:GUNPO(Give Us New Programming Opportunity)’다.

이는 AI교육과 AI데이터 리터리시 교육을 융합한 형태로, 학생들의 AI 소양 능력 함양 및 미래 인재 핵심 역량을 키우고, AI교육의 방향성 제시와 더불어 AI교육의 토대를 마련하는 등 AI교육 활성화에 기여하며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마련됐다.

군포초는 ▶교과·창의적 체험활동을 재구성한 AI교육 실시 ▶진로교육과 연계한 SW교육 및 프로젝트 수업 추가 운영(6학년 대상) ▶AI자율동아리 활동 및 AI탐구반 등 창의적 체험활동 실시(6학년 대상) ▶AI교육 방과 후 캠프(3∼4학년 대상) 및 AI교육 가족캠프(1∼2학년 학생 및 학부모 대상) 운영 ▶SW·AI교육의 날 개최 ▶SW교육 페스티벌 참가 ▶교원·학부모 대상 AI교육전문가 특강 및 연수 진행 ▶AI교육 교사연구회 조직 및 운영 ▶창업박람회와 행복마을잔치 부스 운영 등을 통한 지역 내 AI교육 활성화 선도 및 문화 조성 등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1∼2학년(6차시)’과 ‘3∼4학년(10∼12차시)’, ‘5∼6학년(20차시)’으로 나눠 연령대별 맞춤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에 활용되는 ‘GUNPO’ 모듈은 ▶G:Greeting(AI 맞이교육) ▶U:Understanding(AI 이해교육), Utilization(AI 활용교육) ▶N:New Attitude(AI 가치교육) ▶P:Project(AI 프로젝트교육) ▶O:Outspread(AI 확산교육)으로 구성됐다.

각 주제별로 ▶SW·AI 인식 ▶정보통신윤리교육 ▶언플러그드 활동을 통한 SW·AI 원리 이해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기계 학습) 알고리즘의 이해 ▶AI 기술의 미래와 발전 교육 ▶스마트 코딩로봇인 ‘오조봇(Ozobot)’과 ‘알버트(Albert)’를 활용한 SW프로젝트 수업 등이 진행 중이다.

코딩 기초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
코딩 기초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

또 ‘군포 AI MAPS를 따라 인공지능의 세계로!’를 주제로 한 AI 데이터 리터리시 교육을 통해 실생활과 연계된 탐구 중심의 통계수업 및 SW와 AI 속 데이터 활용법 교육 등도 이뤄진다.

이 같은 AI교육활동은 학생들이 진로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엄태호 군은 "학교에서 SW와 AI에 대해 알려 주기 전까지는 컴퓨터 분야를 잘 알지 못해 관심이 없었지만, 4학년 때부터 배우게 되면서 게임을 직접 만드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면서 재미를 느끼게 됐다"며 "특히 SW를 코딩할 때 원하는 명령대로 실행되는 모습에 희열과 뿌듯함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SW·AI교육을 받으면서 어른이 되면 ‘휴머노이드(Humanoid·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모습을 갖춘 로봇)’를 개발, 인간의 장기를 대체해 사람이 건강한 삶을 오랫동안 누릴 수 있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박정아 담당교사는 "이제 AI는 미래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 기초 소양이 됐다"며 "이 때문에 군포초에서는 수업 중에만 AI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삶과 연결해 문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교육적인 체험을 통해 보다 유의미한 교육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AI교육의 일반화와 확산을 위해 수업 및 수업 콘텐츠 등 군포초에서 운영한 AI교육의 경험을 공유해 공교육 속에서 AI교육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천귀순 군포초 교장 인터뷰

"AI교육은 다양한 놀이와 체험 및 일상생활에서 AI기술이 적용된 사례에 대한 탐색 등을 통해 아이들이 AI가 보편화된 미래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입니다."

 천귀순 군포초 교장은 현재 공교육이 지향하는 AI교육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천 교장은 "지금의 초등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은 ‘진로교육’으로, 미래사회에서 요구하는 핵심 역량을 ‘창의융합적 인재’라는 관점에서 볼 때 SW교육과 AI교육을 기반으로 한 진로교육의 제공은 필수라고 판단된다"며 "이에 따라 군포초는 올해로 4년째 군포중과의 ‘초·중학교 연계 혁신학교’ 운영을 통해 학생·학부모 교육 및 초·중 연계 진로교육을 하고 있으며, 특히 정보교과 교사를 초빙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SW교육과 AI교육을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일상 곳곳에서 AI기술이 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20년 뒤를 살아갈 세대에게는 코딩 등 AI를 활용할 수 있는 기초 능력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천 교장은 "AI교육 외에도 아이들이 꿈을 발견하고 키워 나갈 수 있도록 ‘문화예술’, ‘독서’, ‘인성’ 등 다양한 진로교육을 펼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군포초는 학생들이 다양성의 사회에서 경쟁보다 각자의 색을 지키며 조화를 이뤄 살아갈 수 있는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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