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모 경인여자대학교간호학과교수
박정모 경인여자대학교간호학과교수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해 2020년 1년간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교에 학생이 없는 캠퍼스를 경험하는 것도 벌써 1년이 지나고 1학기가 또 지나가고 있다. 한적한 캠퍼스에 학생이 없이 운영되고 있는 학교도 많은 것들이 변화했고 변화되고 있다. 영상과 줌으로 수업하는 것이 일상화되고 학생과 교수도 비대면 상황이 지속되면서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도 적어지는 것 같다. 

교수는 집에서 컴퓨터만 있으면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다. 직원은 재택근무를 하면서 결재를 올리고 업무를 처리한다. 예전에는 얼굴을 보지 않으면 근무를 소홀히 한다는 생각이 보편적이었다. 아직도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허용하고 또 어느 정도는 보지 않아도 업무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준 계기가 됐다.

회의나 수업을 줌으로 진행하다 보니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이 매우 매력적이다. 예전에는 회의를 진행하려면 모두 만나기 쉬운 장소와 시간을 고려했는데 줌으로 회의를 하다 보니 장소를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매우 매력적이다. 회의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도 자료를 프린트하지 않아도 되고 음료 준비 등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 매우 실용적이다. 

이때 와이파이 상황이 안 좋아서 화면이 정지되거나 혹은 화면이 끊기는 일이 발생하는데 학생들에게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다시 수업에 들어오게 하면 되지만 가르치고 있는 나에게서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사용 환경이 원활해야 한다. 이제는 인터넷 사용 환경이 시설이나 실험장비와 마찬가지로 교육을 시키는데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인프라 환경에 속한다. 

여기에 비용을 투자하고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보완한 학교는 학생들이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준비된 환경 속에서 비대면 수업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 사용 환경에 필요한 투자는 아끼는 경우에는 그만큼 시설에서 학습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예전에는 교실에서 반드시 수업을 해야 했지만 이제는 공간의 제약을 넘어서 수업할 수 있게 되고 이것을 가능하게 해 주는 수단이 인터넷 환경이다. 

지금까지 비대면 수업이 대면수업보다 효과적이라고 보지 않는 것이 보편적 평가다. 대면수업은 교수가 수업하는 학생들의 태도를 보면서 반응을 유도하고 교실에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비대면 수업은 일방적이기 때문에 수업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을 유도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영상수업은 마지막까지 마친 학생들이 출석을 했다고 가정하기 때문에 실제로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영상을 틀어놓고 시간만 채우면 출석이기 때문에 강의가 지겨운 경우에는 듣지 않고 일부 학생들은 영상만 틀어 놓기도 하는 것 같다. 줌 수업도 마찬가지로 공간 제약이 없기 때문에 어디론가 이동하면서 혹은 다른 일을 하면서 줌에는 들어와 있는 것처럼 꾸미는 학생들도 있다. 화면이 이상해서 질문을 하면 응답이 없는 경우는 출석을 위해서 들어왔다가 다른 일을 하거나 상호작용을 할 수 없는 상황의 공간인 것이다.

학생들도 학교에 다시 나오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는 반면에 비대면 수업이 편하게 느껴지는 것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이 주는 편안함과 대면이 주는 불편함, 효과성 사이에서 학생들도 많이 갈등하는 것 같다. 교수가 불편함을 주는 대상이라고 하면 학생들은 앞으로도 교수와 비대면 상호작용을 더 선호할 것이다. 

향후 학생들의 효과적인 수업의 지속성과 효과성을 위해서 그리고 비대면 상호작용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인터넷 환경 구축과 보장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동시에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세대 속에서 그동안 경험한 비대면의 편안함 그리고 직접적인 대면 방법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적절하게 혼합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앞으로는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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