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연 인천시 서구의회 의원 
김미연 인천시 서구의회 의원 

2020년 12월 추운 겨울 어느 날, 인천시 서구의 국공립어린이집에서 믿기 어려운 장애아동 상습 학대라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전국적으로 성토가 이어졌고, 근본적인 해결책 모색을 위해 모두가 동분서주했다. 

이 사건을 접하고 두 아이의 엄마로서 용서할 수 없는 울분과 애통함이 솟구쳤고, 서구의원으로서 부끄러움과 아쉬움이 많았기에 의정자유발언을 통해 장애전담 어린이집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구 집행부에 적극적인 태도로 이 사건 해결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었다.

당시 서구에는 29개의 국공립어린이집이 있었지만 장애아동을 보육할 수 있는 시설은 15곳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장애아동 전담 보육시설은 전무한 상황이었다. 

최근 이에 대해 구정 질의를 해 참으로 기쁜 소식을 접하게 됐다. 드디어 서구에 장애아동 전담 어린이집이 신설된다. 하나금융에서 장애아동 학대 근절을 위해 서구청과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장애아동을 전담으로 보육하는 시설 구축과 현대화를 위한 시설비 지원 등 협력사업을 하게 된 것이다.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비극적 사건이 장애아동 전담 국공립어린이집 구축이라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그러나 여기서 멈출 것이 아니라 작게는 서구와 인천시, 크게는 전국적으로 이 같은 시설이 확대돼 장애아동도 차별 없이 수준 높은 보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이 외에도 양질의 교육을 위해 전문성을 갖춘 교사 채용에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겠다. 

서구에 만들어질 장애아동 전담 보육시설은 아니더라도 현재 서구를 포함한 인천 10개 군·구에는 장애아동을 함께 보육하는 국공립어린이집이 2021년 2월 말 기준 76곳이다. 76곳에 148개 반이 있고 415명의 아동이 보육을 받고 있는데 이 중 특수교사는 33명으로 전체의 4.4%에 불과하다. 장애아동을 위한 다양한 노력은 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수요를 감내할 인원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현저하게 낮은 보수가 가장 큰 문제이며, 이는 지역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범국가적인 차원으로 접근해 정부와 광역·기초단체가 함께 발맞춰 이들을 위한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장애아동을 보육하기란 참으로 힘든 일이다. 장애아동을 비롯해 보육 자체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특수교육 등을 받은 자격 요건과 함께 인성을 갖춘 교사들의 능력을 제대로 인정해 주고, 그에 걸맞은 보수체계를 확립해야 할 것이다. 

또한 관내 장애아동 전담 보육교사 채용에 있어서도 응시규정을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개선해 특수전문 교육을 전공하고 인성과 사명감을 갖춘 인력을 갖춰 나갈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과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서구에 장애아동 전담 국공립어린이집이 구축되는 것을 의원이자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크게 환영한다. 이는 서구청과 의회, 하나금융의 노력도 있지만 장애아동 학대라는 비극적인 사건에 관심을 가져준 모든 이들의 마음이 모여 이뤄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서구 최초 장애아동 전담 국공립어린이집이 학대피해를 입은 장애아동과 부모님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씻겨 나가게 해 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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