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사회의 흐름에 따라 청소년들이 꿈꾸는 직업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의 청소년 대부분이 장래희망으로 꼽았던 직업이 대통령과 과학자 등이었다면, 지금의 청소년들은 유튜버 등 크리에이터와 컴퓨터그래픽디자이너 등 보다 세분화되고 다양해진 것이다.

 실제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실시한 ‘2020년 초·중등 진로 교육 현황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이 같은 변화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초등학생의 경우 희망직업 순위는 ▶운동선수(8.8%) ▶의사(7.6%) ▶교사(6.5%) ▶크리에이터(6.3%) ▶프로게이머(4.3%) ▶경찰관(4.2%) ▶조리사·요리사(3.6%) ▶가수(2.7%) ▶웹툰작가·만화가(2.5%) ▶제과·제빵사(2.3%) 등이었다.

 과거 초등학생들의 단골 희망 직업이던 ‘과학자’는 1.8%로, 17위에 그쳤다.

 중학생의 희망직업 1위는 교사(8.9%)였고, 이어 ▶의사(6.2%) ▶경찰관(4.5%) ▶군인(3.5%) ▶운동선수(3.4%) ▶공무원(3.1%) ▶뷰티디자이너(2.9%) ▶간호사(2.5%) ▶컴퓨터그래픽디자이너·일러스트레이터(2.4%) ▶조리사·요리사(2.3%)로 나타났다.

 고등학생은 ▶교사(6.3%) ▶간호사(4.4%) ▶생명·자연과학자 및 연구원(3.6%) ▶군인(3.4%) ▶의사(3.2%) ▶경찰관(3.0%) ▶컴퓨터공학자·소프트웨어개발자(2.9%) ▶뷰티디자이너(2.7%) ▶의료·보건 관련직(2.5%) ▶공무원(2.0%) 등의 순이었다.

 비록 지난해 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의사’ 등 의료진을 희망하는 경우와 ‘공무원’ 등 안정적인 직업을 택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청소년들이 희망 하는 직업군은 과거와 명확히 구분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직업들 외에도 예술가를 희망하는 청소년들도 많다. 하지만 대부분 사교육 시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보니 많은 청소년들이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러한 청소년들의 고충을 해소하고, 이들에게 전문적인 예술교육 경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공간이 있다. 바로 경기도교육청이 지난 2019년 5월 설립된 ‘경기학교예술창작소’가 그 주인공이다.

 ‘경기학교예술창작소’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이 자신의 예술가적 기질을 발견하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편집자 주>

 

연극 수업이 진행 중인 모습.
연극 수업이 진행 중인 모습.

# 모으다, 펼치다, 내딛다

‘경기학교예술창작소’는 학교 안과 밖의 융합예술교육 연계 및 확대를 목적으로 특화된 예술공간에서 예술교육전문가와 함께 ‘4차 산업사회’를 이끌어 갈 창의성과 예술감수성을 지닌 ‘미래전문예술인’을 기르는 체험공간이다.

▶수평적 상호작용 교육 ▶감각을 깨우는 교육 ▶과정중심 교육 ▶체험적 통합 교육 ▶타 교과 교육에 영향을 주는 교육 ▶교육적 경험 그 자체 수평적 교육 등의 철학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는 ‘경기학교예술창작소’의 설립 배경은 분명하다.

바로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의 예술 교과가 분절적이며,  평가 중심 교육이라는 점 ▶학교 안 교육공간에서는 자유로운 상상력과 수평적 의사소통을 하기 어려운 점 ▶교실 안에서의 학생은 자유로운 활동과 상호 관계 형성에 제한적이라는 점 ▶공교육 안에서의 전문적 예술교육은 예술중·고등학교를 입학해야만 가능한 점 ▶대부분 예술관련 학과로의 진학을 위해서는 사교육 시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교육 현실과 취약계층의 문화예술교육 소외 등이다.

이 같은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해 설립된 ‘경기학교예술창작소’는 창의성과 예술 감수성을 지닌 미래 전문예술인을 기르는 체험공간이 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통해 전문예술인을 꿈꾸는 청소년들의 꿈을 모으고, 자신의 재능을 펼치며, 미래를 살아가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 꿈을 키워나가는 배움터

‘경기학교예술창작소’의 공간적 특징은 감각 중심의 융합예술교육이 가능하며, 예술교육의 커뮤니티 허브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이다.

학생 수의 감소로 유휴공간이 늘어난 용인 성지초등학교 별관을 리모델링 해 지하 1층·지상 3층, 총 2천245㎡ 규모로 조성된 ‘경기학교예술창작소’는 오감을 활용해 청소년들이 직접 다양한 예술적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신체표현실’과 ‘시각미술표현실’ 및 ‘청각표현실’ 등 9개의 예술체험실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교과 중심의 분절적 예술 활동이 아닌, ▶보고 ▶듣고 ▶느끼며 내 안에 잠재된 감각을 일깨우는 통합적 예술 활동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처럼 융합예술을 위한 특화된 공간에서 운영되고 있는 ‘경기학교예술창작소’의 프로그램은 크게 초·중·고등학교의 학급 및 동아리를 대상으로 보편적인 미적 경험이 가능한 ‘교육과정 연계 창의형 교육프로그램’과 예술적 재능을 갖췄거나 예술분야로의 진로를 희망하는 청소년에게 미래전문예술인으로서의 자질 함양을 위한 인문학 기반의 ‘심화형 프로그램’으로 펼쳐진다.

‘창의형 프로그램’은 교육과정과 연계한 예술 체험 프로그램으로, 올해 ▶드로잉 ▶환경미술 ▶소리 ▶움직임 ▶힙합 ▶연극 ▶영상 등 7개 영역이 개설돼 운영 중이다.

학생 개별 신청은 불가능해 교사가 대표로 신청한 뒤 참여가 가능한 방식이지만, 참여 학생들은 각자 관심이 있는 영역에 대한 수업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

또 융합교육을 추구하는 ‘경기학교예술창작소’ 운영 방침에 따라 본인이 선택한 영역 외 다른 영역에 대한 경험도 가능하다.

‘심화형 프로그램’은 예술에 대한 관심이 있거나 재능이 있는 도내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전문성을 추구하는 프로그램이다.

소리를 주제로 한 창의형 교육프로그램.
소리를 주제로 한 창의형 교육프로그램.

▶평면조형과 입체조형 및 미디어영상 등의 ‘시각예술’과 ▶연출, 뮤지컬, 힙합, 무용 등 ‘공연예술’ 분야에 총 7개 영역으로 구성됐다.

예술 분야로의 진로를 계획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의 참여 학생은 특성상 교사 추천과 심층 면접 등의 여러 단계를 거쳐 최종 선발된다.

각각의 프로그램은 15년 이상의 경력이 있는 예술가 또는 교수급의 전문가들이 강사로 참여, 청소년들에게 보다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학교예술창작소’는 이 밖에도 ‘학교 밖 청소년’도 참여할 수 있는 ‘다함께 프로그램’도 개발,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경기학교예술창작소’는 설립 이후 현재까지 총 5천950여 명의 청소년이 현장을 직접 찾아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코로나19의 확산이 시작된 지난해에는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실시한 온라인 콘텐츠 프로그램에 모두 2만2천200여 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했다.

올해는 학교 밖 학생들까지 포함해 8천여 명의 청소년들이 ‘경기학교예술창작소’의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경기도교육청은 이 같은 경험의 기회를 도내 모든 청소년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경기학교예술창작소’의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5월 ‘가평 음악역1939’와의 MOU 체결을 시작으로 같은 해 6월 ‘군포 수리산상상마을’과의 MOU 체결에 이어 올해 4월 화성 상신초등학교 별관 1층에 경기학교예술창작소의 지역예술공간인 ‘화성예술창작소’를 조성하는 등 다양한 지역에 예술체험공간을 마련한 도교육청은 올해 ‘의정부 몽실학교’와 ‘양평 몽실학교’ 내에 새로운 예술창작소 공간을 꾸릴 계획이다.

# 경기교육의 비전이 실현되는 공간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지난해 7월 ‘경기도교육감 민선4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경기교육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는 온라인 수업과 대면 수업의 병행이 이뤄지면서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단체활동 시간이 부족해짐에 따라 발생한 ‘공동체 의식’과 ‘타인에 대한 이해’ 및 ‘공감능력’ 등에 대한 부족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들이었다.

이를 위해 이 교육감은 학생들의 등교수업일에는 체험활동 위주의 교육과정 운영을 강조하면서 이 같은 교육과정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지역 내 마을과 학교 및 기관이 학생 개개인에게 의미 있는 체험장소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교육과정의 실현이 가능한 공간이 바로 ‘경기학교예술창작소’를 비롯한 다양한 예술창작소 공간이다.

환경미술 작품을 만들고 있는 청소년들.
환경미술 작품을 만들고 있는 청소년들.

경기학교예술창작소 관계자는 "경기학교예술창작소는 청소년들이 개방된 공간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감각을 깨우는 예술·창작활동이 가능하도록 건물 내에 책상과 의자 등을 설치하지 않았다"라며 "전문예술가와 함께 기초부터 심화까지 집중적인 예술활동에 참여하는 등 일상의 다양한 예술적 경험을 바탕으로 스스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법과 자신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시작 단계에 있지만,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 및 운영을 통해 경기학교예술창작소가 경기지역 학생들을 위한 ‘통합예술교육의 허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경기도교육청의 교육철학이 청소년들에게 닿아 앞으로의 삶을 계획하고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사진=  <경기학교예술창작소 제공>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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