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택배노동조합 경기지부가 14일 오후 경기도청 앞에서 과로사 방지 및 분류 작업에 대한 택배사의 책임을 촉구하며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경기도내 택배노동자들이 열악한 분류작업의 개선 및 과로사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택배노조 경기지부는 14일 경기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를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완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택배노조는 "택배회사들은 지난 수십 년간 매일 4∼5시간의 분류작업에 대해 단 한푼의 임금지급도 없이 택배노동자들에게 전가해 왔다"며 "반면, 택배회사간 저단가 경쟁으로 인해 택배 단가는 매년 하락하는 것과 달리 배송물량은 증가하면서 회사는 막대한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었지만, 택배노동자들은 주 72시간이라는 살인적인 노동에 내몰리며 과로사가 잇따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실제 지난 13일 새벽 성남지역의 택배노동자 A(47)씨가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 불명에 빠진 상태"라며 "A씨가 배송한 물량은 하루 평균 250여 개로, 2년 이상 주 6일을 일하면서도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은 하루 2시간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년 2천400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죽고 1천여 명이 산재사고로 죽임을 당하는 등 그동안 택배산업에서 택배노동자들은 부속품일 뿐이었다"며 "이 같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사회적 합의 기구에서 6개월째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택배사는 여전히 자신들의 잇속 챙기기에 골몰 중이고 정부는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경기지역 노조원 2천여 명은 이번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를 막을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완성될 수 있도록 내일 15일 서울 상경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우리의 요구는 아침에 출근해서 사랑하는 가족 품으로 퇴근하고 싶다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조원 일부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삭발식을 진행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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