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는 15일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급식실 휴게공간에 대한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전승표 기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는 15일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급식실 휴게공간에 대한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전승표 기자

경기도내 학교 급식실 노동자들이 "조리실무사가 산재사고로 크게 다쳤음에도 경기도교육청은 외면하고 있다"며 규탄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경기학비노조)는 15일 도교육청 남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화성 A고등학교 급식실 내 조리실무자를 위한 휴게실 안에서 벽에 설치돼 있던 벽장이 아래로 떨어져 조리종사자 4명이 부상을 당했다"며 "이 중 1명은 경추가 골절돼 긴급수술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반신이 마비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처럼 사고 피해가 큰 상황임에도 A고 측은 사고 당일 병원으로 옮겨진 피해자의 정확한 상황 및 수술 여부 등도 확인하지 않은 채 피해자의 보호자가 오자 그대로 병원을 떠났다"며 "결국 피해자의 보호자는 당일 수술이 어렵다는 병원 측의 설명에 경황이 없는 중에도 직접 수술이 가능한 여러 병원을 직접 찾아 이송해야만 했고, 이 때문에 피해자는 사고 발생 19시간이 지난 뒤에야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노조에서 직접 다른 학교의 급식실 휴게실을 확인해 본 결과 사정이 나은 곳도 있었지만 A고처럼 비좁은 휴게실을 사용하기 위해 벽에 장을 달아놓은 학교들이 존재했다"며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조리실무자들에게 최소한의 휴식이 제공될 수 있도록 휴게공간 확보를 요구했음에도 도교육청은 묵묵부답이었고, 이번 사고 이후에도 별다른 입장 표명조차 없다"고 비난했다.

경기학비노조는 그러면서 "급식실 내 산업재해 발생 건수가 제조업과 건설업보다도 높은 열악한 상황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을 위해 최소한의 휴게실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교육기관이 무슨 교육기관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며 "대부분의 급식실 휴게실이 사고 위험이 큰 구조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도교육청은 빠르게 전체 학교 상황을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고 휴게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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