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시장의 논란도 많아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앞 번호판 부착은 바람의 저항이 커지면서 핸들이 흔들거려 안전 운행에 큰 장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혹시라도 보행자 등과 부닥칠 경우 부상 정도가 번호판과 충돌로 크게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륜차 앞 번호판 부착은 주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경우다. 

이 지역은 주 이동수단이 일반 자동차보다 이륜차이다 보니 도입된 시스템이다. 유럽이나 미국 등은 도입하지 않은 정책이지만 이는 우리와 같이 배달업으로 이용하는 빈도가 매우 적고 동호인 등이 운영하는 레저문화가 크다 보니 교통법규 준수 등이 선진형이기 때문이다. 굳이 앞 번호판 부착으로 얻는 이점보다는 안전 등 문제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필자는 지난 2013년 정도에 부각됐던 이륜차 앞 번호판 부착 논란에서 칼럼 등을 통해 강한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앞서 언급한 안전 등에 문제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었다. 현 시점에서 더욱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고 배달업 급증으로 레저문화는 상실된 현장에서 이러한 주장은 힘을 잃어가고 있다. 시장이 무분별하게 확대되고 있고 사망자는 많으며, 더욱이 익명성을 무기로 완전히 시장이 엉망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법규 준수라는 의미는 현재 이륜차에는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관련 자문이 늘면서 필자는 이제 이륜차 앞 번호판 부착이라는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 앞서 언급한 문제가 있는 만큼 앞 번호판 크기를 작게 하고 모서리 부위를 꺾어 놓아 바람의 저항을 최소로 하고, 재질적인 측면에서 철재 재질보다는 유연성 있는 플라스틱 등으로 제작해 안전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자는 것이다. 분명히 앞 번호판 부착은 익명성을 버리고 자신 있게 자신의 이름표를 붙이는 효과가 있다. 

운전자가 더욱 조심스럽게 운전하고 속도를 낮추며 교통법규 준수라는 의미를 되살릴 수 있다고 판단된다. 동시에 경찰청은 이륜차 번호판을 단속할 수 있는 과속 단속기 등은 물론이고 채증이 가능한 각종 첨단 장치를 갖추며, 일반인들이 위법에 대해 편하게 신고할 수 있는 앱 등의 보급을 통해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물론 앞서와 같이 단속만 능사가 아닌 만큼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생각으로 국토교통부 등은 이륜차 제도와 운행에 대한 출구 전략을 통해 선진형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도 함께 조성해야 한다. 이륜차라는 불모지를 이제는 수면 위로 올려서 가장 낙후된 이륜차 산업과 문화를 다시 세울 수 있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 이륜차도 더 이상 사각지대에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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