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복수 인하공업전문대학 호텔경영과 교수
최복수 인하공업전문대학 호텔경영과 교수

2020년 7월부터 개최가 예정됐던 도쿄 하계올림픽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2021년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개최되는 것으로 1년이 연기됐다. 당시 일본 정부는 "올림픽과 같은 큰 사업은 항상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이 발생하지만, 지금까지 준비 과정에 만족한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는 전문가들의 예상과 같이 아직도 팬데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제는 오히려 엔데믹(endemic. 특정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전염병이라는 의미)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코로나19 위세는 쉽게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는 영국과 브라질, 남아공 변이로 나타났고, 코로나 변이는 전파력이 더욱 강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 각국은 백신 개발과 자국민 접종에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일본 또한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국가이므로 예외일 수 없다. 그런데 현실은 아직 일본 정부가 원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듯하다. 

5월 말께는 코로나 환자가 증가하면서 4천 명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국제 올림픽 개최는 자살임무라면서 "멈춰야 한다"고 라쿠텐의 CEO는 일갈했다. 그리고 마이니치신문의 한 여론조사에서 코로나 19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책에 대한 평가는 69%가 부정적, 19%만이 긍정적이라는 의견을 보였을 정도다. 이것은 올해 7월에 올림픽 개최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일본 정부에 대한 반대 여론으로 "누구를 위한 올림픽인가!"라고 외치고 있는 듯하다. 

게다가 일본 정부는 올림픽을 앞두고 백신 접종에 속도를 높이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코로나19 접종률이 10.97%(6월 10일 기준) 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여타 선진국에 비해서는 매우 부족한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미 국무부는 ‘여행금지’ 4단계(가장 낮은 단계)에서 ‘여행 재고’ 단계인 3단계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이와 같이 코로나19는 일본 정부의 올림픽 개최에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주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도쿄올림픽에 또 다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영토 문제이다. 우리나라와는 독도, 중국과는 센가쿠열도, 러시아와는 쿠릴열도 4개 섬이 그 영토 문제의 핵심이다. 일본은 이들 3개국이 점유하고 있는 영토를 자국 영토로 규정하고 세계에 알리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올림픽에서 선수들의 금지약물 복용으로 인한 IOC의 제재로 인해 도쿄올림픽에 개인 자격으로만 참석해야 하는 상황인데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로 귀속된 영토를 일본이 자국 영토로 표시해 올림픽 보이콧을 암시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독도를 일본이 자국 영토로 표시한 것에 항의해 IOC에 중재를 요청했다. 

과거 일본은 IOC를 통해 스포츠 정신에 입각해 정치적인 사안인 독도를 지도에서 배제해 줄 것을 요청했고, 우리나라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IOC 권고를 받아들여 독도를 제외시킨 일이 있다. 그런데 이번 우리나라 요청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서 대한민국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는 상황으로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는 도쿄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중국 역시 센가쿠열도(중국명 다오위다오 섬)가 자신의 영토임을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이번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와 영토 문제 등 현실적으로 개최에 많은 문제로 인해 과연 도쿄올림픽이 정상적으로 개최될 수 있을지 의문을 갖게 한다. 그나마 이번 영국에서 개최된 G7 정상회담에서 올림픽 개최를 지지한다는 성명서가 발표되기는 했다. 그러나 도쿄올림픽은 역사상 가장 초라한 반쪽짜리 올림픽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영토 문제에 관한한 집요할 정도로 집착이 강한 일본이 스포츠 정신에 입각한 대응은 무리일 것으로 보이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이동 제한과 감염 문제, 그리고 일본 자국내에서 코로나 방역 실패와 적자 올림픽 개최에 따른 우려 등 일본 자국민도 반대하고 있는 올림픽이 됐다. 염려스러운 상황이다. 올림픽은 전 세계 인류 축제의 장이 돼야만 한다. 스포츠맨십에 입각한 공정한 대회가 돼야 하고, 여기에는 다른 정치적 사안이 개입돼서는 안 될 것이다. 

이것이 현실에서는 매우 실현하기 어렵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올림픽은 그 취지에 맞는 평화와 축제의 장이 돼야 한다. 특정한 국가의 편협한 논리에 귀착돼서도 특정한 국가의 정권을 잡고 있는 위정자들의 독단으로 활용되는 올림픽이 돼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조화롭게 협의하고, 타협해서 모두가 윈-윈할 수 올림픽이 되기를 염원한다. 일본 정부에서 얘기했듯이 "올림픽과 같은 큰 사업은 항상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본질에 충실하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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