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국 인하대 문화콘텐츠문화경영학과 교수
백승국 인하대 문화콘텐츠문화경영학과 교수

자고 일어났는데 하루아침에 정치적 스타가 됐다. 30대에 야당 대표로 선출된 MZ세대의 실제 이야기이다.

따릉이로 출근하는 30대 야당 대표가 선출되면서 MZ세대의 정체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소셜미디어로 24시간 소통하고, 덕후와 팬덤의 문화적 취향으로 명품 소비를 주도하는 MZ세대는 누구인가? 인구의 32%를 차지하는 MZ세대가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첫째, MZ세대는 기성세대와는 다른 실존적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 기성세대의 실존적 가치는 타인의 존재에서 생성되는 가치이다. 

상대방의 나이, 출신, 연공 서열 규칙과 코드를 준수하는 구조적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다.

직장에서의 성공 신화는 자신을 낮추고 남을 배려하는 조직 문화가 허용하는 선물이었다. 반면에 MZ세대에게 타인은 지옥이다.

세상의 중심은 나라는 강한 자신감과 애착심을 갖고 있다. 고정관념으로 쌓인 명분과 규칙으로 평가받는 구조적 관계와 꼰대문화를 거부한다. 

남의 시선보다는 자신의 만족감이 우선이고, 공감의 소통 코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의 존재에 상처를 주는 평가 시스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공정한 절차와 논리적 설득에 환호한다.

둘째, MZ세대는 유희적 가치를 추구한다. 땀의 경제 시대를 주도한 기성세대에게 놀이문화는 사치와 게으름의 상징이었다. 감각과 감성의 쾌락보다는 가족과 사회구성원의 기쁨을 만드는 조직 문화가 놀이터였다.

유럽인의 바캉스문화는 먼 나라의 독특한 습관으로 치부했다. 반면에 MZ세대는 놀이와 일의 균형을 맞추는 워라밸의 유희적 가치를 선호한다.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이란 의미를 담고 있는 워라밸은 MZ세대가 선호하는 키워드이다. 

기업을 선택하는 기준에 연봉과 복지는 우선순위가 아니다. 워라밸의 가치를 지향하는 기업 문화가 최선의 평가 항목이다. 

자신들의 문화적 취향을 보장하고, 개성을 존중하는 기업을 선택한다. 어쩌면 2021년 대학생이 선호하는 입사 기업 1위가 삼성전자가 아닌 카카오라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셋째, MZ세대는 경제적 가치를 추구한다. 사교육 혜택을 집중적으로 받고 국내외 놀이문화를 경험한 MZ세대에게 경제적 가치는 삶의 원동력이다. 

기성세대가 가난을 숙명으로 여기고 땀의 경제를 주도했다면, MZ세대는 가난은 국가도 막지 못한다는 격언을 거부한다. 

그들에게 가난은 평생 짊어져야 하는 부조리 철학이 아니고, 부패한 사회경제 시스템의 결과물이다.

흙수저와 금수저로 구분하는 빈부 격차, 부모 찬스, 불공정, 기회 박탈과 좌절 등은 사회경제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투표장과 소셜미디어에서 자신들의 권리와 가치를 외치고 있다. 

또한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부동산 시장, 주식시장, 코인시장,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소비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MZ세대는 게임 콘텐츠에서 미션과 보상이라는 규칙을 배우고,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의 랭킹 투표에 참여해 실력 중심의 평가를 체험한 세대이다. 

따라서 MZ세대가 추구하는 가치는 공정한 평가와 보상이 이뤄지는 투명한 사회경제 시스템에 달려 있다.

결국 기성세대와 공존하는 방식은 MZ세대가 외치는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들이 주장하는 가치가 실현되는 사회적 분위기를 보장하는 공진화의 사회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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