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육복합단지 조성 및 제물포고 이전에 관한 포럼이 23일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이든홀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패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이민철 기자 ghlee@kihoilbo.co.kr

인천 지역사회에서 찬반 논란이 계속되는 제물포고등학교 이전과 관련해 교육계 전문가들은 원도심 쇠락 대책 제시 등 본질적인 해결 방안 모색을 강조했다.

인중·제고 총동창회는 23일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이든홀에서 인천교육복합단지 조성 및 제물포고 이전에 관한 포럼을 열고 교육계 전문가와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의 제고 이전계획 발표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제물포고 이전이 아니라 원도심 활성화가 본질’이란 주제로 발표한 이현식 문학박사는 제고 이전 찬반 논란에 집중되는 지역사회 여론에 대해 안타까운 의견을 나타냈다.

이 박사는 "본질적인 것은 제고 이전 여부가 아니다"라며 "중구·동구 등 행정기관이 쇠락하고 있는 제고 주변 지역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박사는 일부 정치권에서 제고 이전 찬반 논란을 쟁점화해 여론 조성 목적으로 활용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고 역시 슬럼화된 원도심의 종속변수일 뿐"이라며 "구의회나 구청이 학교 이전 절대 반대를 외치기보다는 원도심 활성화 결의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윤미경 인천시민단체연대 공동대표도 교육복합단지 구성으로 인한 지역 활성화 논의 부재와 지속적인 찬반 논란으로 가중되는 학생들의 피해를 지적했다.

윤 대표는 "쇠락한 지역경제 대안보다는 제고 이전 찬반 논란과 중·동구 상권 침체에 여론이 집중되고 있다"며 "제고가 아이들과 교사들이 행복한 학교가 돼야 하는 본질이 제외됐다"고 말했다.

2003년부터 3번의 제고 이전 추진 과정을 교육행정가로서 지켜본 류석형 인천영어마을 원장은 학생 수 감소와 신도시 개발 등 현실적인 사회현상을 직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류 원장은 "제고는 강화·옹진을 제외하면 인천에서 학생 수가 가장 적은 학교"라며 "운동부를 제외하면 신입생이 100명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3월에 전학 가는 학생 수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수가 줄다 보니 유휴 교실이 늘어나는 등 교사들은 근무를 기피하는 학교로 꼽고 있다"며 "이 현상이 계속되면 폐교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라고 덧붙였다.

박승준 기자 sjpar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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