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종윤 참전유공자회 의왕시지회장.

"나라를 지키고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을 젊은 세대들에게 전달하고 싶다."

올해 71주년을 맞은 한국전쟁 기념일을 앞둔 24일 의왕시청 별관에 마련된 6·25참전유공자회 의왕시지회 사무실에서 만난 석종윤(90)지회장은 "민족 제일의 비극이었던 한국전쟁만은 잊혀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어떠한 경우라도 발생해선 안 되는 전쟁에 대한 비극적인 면모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젊은 시절 서울 서초구에서 새마을운동을 이끌었던 석 회장은 10여 년 전 의왕에 이사 온 뒤 참전유공자회에 참여, 의왕지역 참전유공자들을 대표해 유공자들의 친목을 도모하고 복지 증진에 앞장서 온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부터 의왕시지회장을 맡고 있다. 참전유공자회 경력을 포함하지 않더라도 한국전쟁이 끝났을 당시 고향인 경북 경산시 남천면에서 면단위 참전전우회를 이끌었던 경력도 있는 만큼 그가 ‘전우’를 생각하는 마음은 각별하다.

석 회장은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전우들은 전국 각지에서 힘들고 고된 생활을 했다"며 "그러나 참전자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나라를 지키겠다는 애국심으로 물러서지 않고 싸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이렇게 확신하는 이유는 한국전쟁 참전 당시 어려운 상황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전투를 벌였던 동료들을 바로 옆에서 봐 왔기 때문이다.

1950년 8월, 19살의 나이에 대전에서 창설된 9사단에 입소해 전쟁이 끝난 지 9개월이 지난 1954년 4월에 전역한 그는 강원도 횡성에서 행정병으로 복무하던 중 북한군 3개 사단의 투입으로 인해 전황이 불리해져 갑작스럽게 후퇴했을 때를 가장 아찔한 기억으로 꼽는다.

그는 "복무를 시작한 지 6개월쯤 지났을 때였는데, 결국 홍천군 상남면 일대에서 완전히 포위됐었다"며 "포위를 뚫기 위해 인근 오대산을 넘어갈 때도 전우들이 고된 경험을 했지만, 결코 부대의 사기가 낮아지지 않았던 게 기억에 남는다"며 전우들의 애국심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일부 젊은 세대들의 안일한 역사인식에 대해 정부 차원의 독려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석 회장은 "한국전쟁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안보정신을 갖추게 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적절한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며 "유공자회 차원에서의 노력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에서 안보교육에 대한 부모·학생 세대의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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