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은 한국전쟁의 폐허만 남은 의료 불모지인 경기북부지역에 가톨릭 정신에 입각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자 1957년 개원했다. 개원 이래 60여 년 동안 경기북부지역 최초의 가톨릭의과대학 부속병원이자 경기북부지역 의료허브로서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소외된 이웃들에게 사랑과 나눔, 행복을 안겨 주는 희망의 등불이 되고자 꾸준히 자선진료를 펼쳐왔다. 

 본보는 경기북부지역의 대표적 종합병원인 의정부성모병원이 환자들에게 새 삶을 선사해 온 그동안의 의료봉사활동을 살펴봤다.

 # 사랑과 나눔을 통한 기적, ‘생명존중사업’의 시작

 의정부성모병원은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고자 1993년부터 경제적으로 어려워 진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자선진료를 시작했다. 병원 접근성이 떨어지는 주민들에게는 예방 차원에서 정기 검진을 해 주고, 상위의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조기 발견해 본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무료이동진료’를 진행 중이다. 

 경제적 형편상 한 번도 종합건강검진을 받지 못한 주민들을 선정해 무료 종합검진을 시행하고, 점차 그 대상을 넓혀 2010년대에는 다문화가정과 이주노동자들까지 사랑 나눔을 실천했다. 또한 ‘성모자선회’를 통해 교직원들의 후원금을 모금, 환자들의 퇴원 후 당면한 생계 문제와 재활 후생복지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있다. 

 2007년 개원 50주년에는 더 큰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의정부성모병원 의료봉사단’을 발족해 외국인 무료진료소 ‘성모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2008년부터 진료지원 교직원들을 주축으로 ‘사랑봉사단’을 꾸려 북부지역 복지시설에서 지속적인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특히 의학의 도움으로 건강을 회복할 수 있으나 경제적 사정 때문에 포기했던 이들을 돕기 위해 2010년부터 자선진료의 일환으로 ‘생명존중사업’을 시작했다. 가톨릭의 생명존중 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사업으로, 기존에 병원으로 의뢰되던 환자를 지원하는 수동적 태도에서 탈피해 환자를 적극적으로 찾아 도움을 주는 능동적인 자선진료로의 전환을 알렸다.

 

 # 생명존중사업을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새 삶을 선물하다

 "하느님이 제게 천사를 보내 주신 것 같아요." 

 7세부터 소리가 들리지 않아 평생을 고요 속에서 살아온 50대 여성이 2010년 첫 생명존중사업을 통해 ‘인공와우수술’을 받은 뒤 밝힌 소감이다. 해당 수술은 고도 난청으로 청각장애를 지닌 사람들에게 음감을 제공하는 이식기를 달팽이관 내 삽입하는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매번 수술을 망설이던 이 여성은 청각장애 재진단을 받기 위해 의정부성모병원을 방문했다가 생명존중사업에 대한 소식을 듣고 신청해 수술 대상자로 선정됐다.

 또한 무릎관절이 파괴돼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인공관절을 이식,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돕고자 ‘무릎인공관절수술’도 지속적으로 시행해 왔다. 무릎 통증으로 힘겨운 삶을 이어가던 60대 여성 환자의 경우 5년 전부터 관절 이상으로 고생했으나 수술비가 없어 물리치료와 약물 복용만으로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 의정부시 가능2동 성당 주임신부의 추천을 받아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그녀는 수술을 마친 후 "나처럼 어려운 상황에 처한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며 병문안 온 지인들이 보조해 준 40만 원을 병원에 기부금으로 전달하는 등 사랑의 선순환을 보여 주기도 했다. 

 의정부성모병원은 2019년까지 10년간 이 같은 생명존중사업을 비롯한 자선진료를 통해 9천600여 명에게 의료혜택을 제공했다. 

 

 # 직접 환자를 찾아가는 의료봉사, 30년 가까이 계속되는 ‘무료이동진료’

 의정부성모병원은 설립 목적인 ‘가톨릭 영성’에 따라 생활이 어려운 소외계층 환자에게 무료이동진료를 1993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경기북부지역을 대표하는 병원으로서 지역사회와 관공서의 협조 하에 해마다 의료취약지역과 사회복지시설을 점검 후 이동진료 대상을 선정, 타 이동진료와 달리 보험 유무에 관계없이 전액 병원 부담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병원 접근성이 떨어지는 주민들에게 예방적 차원에서 정기적인 검진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후속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조기 발견해 본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며 치료효과를 높이고 있다. 

이동진료 시작 당시 경기북부의 대형 종합병원은 의정부성모병원이 유일했다. 더욱이 도로가 남북으로만 연결돼 동서로 이동하려면 반나절이나 걸릴 정도로 교통망이 부족했고, 겨우 병원에 도착해도 대기 환자가 많아 응급이 아니면 한참 기다려야 했다. 상대적으로 더 먼 가평과 포천, 연천 등지에서는 "제대로 된 진료를 받기도 전에 죽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지역주민 상당수는 아프면 보건소를 찾거나 급한 대로 군병원에서 군의관의 도움을 받았다. 

박태철 병원장은 "의료적으로 낙후돼 있고 군사지역으로 묶여 정체될 수밖에 없던 경기북부지역 주민들을 위해 가톨릭 이념을 실천하고자 꾸준히 의료봉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지역주민들에게 항상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의정부성모병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정부=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